돈이 없어 차량을 구할 수 없었던 인도 남자가 아내 시신을 둘러메고 병원에서 집까지 12㎞를 걸었다.
25일 영국 BBC방송은 인도 오리사주에 사는 40대 남성 다나 마즈히의 ‘고난의 행군’을 전했다. 마즈히는 폐결핵에 걸린 아내 아망(42)을 지난 23일 집에서 60㎞ 떨어진 병원에 입원시켰다. 하지만 아내는 그날 밤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마즈히가 아무런 통보 없이 시신을 가져갔다고 밝혔지만 마즈히의 말은 달랐다. 병원 측이 빨리 시신을 수습하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마즈히가 “따로 차량을 구할 수가 없으니 병원차를 제공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소용없었다.
다른 뾰족한 방도가 없었던 마즈히는 24일 오전 아내의 시신을 담요로 싸고 어깨에 멘 채 병원을 나섰다. 12세 딸 차울라가 울면서 뒤따랐다. 마즈히 부녀가 12㎞ 정도를 걸었을 때 사람들이 도우러 왔고 결국 앰뷸런스가 도착했다. 마즈히는 저녁에 아내의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오리사주 정부가 그에게 화장(火葬) 비용으로 2000루피(약 3만원)를 줬고, 적십자에서 1만 루피를 지원했다. 주 정부는 지난 2월 형편이 어려운 유족에게 병원에서 시신 운반 차량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시신 6구 이상이 자전거나 인력거, 손수레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