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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 개발은 진짜 전쟁이었습니다."
이병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구개발 수석연구원은 갤럭시S3 개발 과정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판매 2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는 갤럭시S3지만 지난 1년 이상 개발자들이 겪은 고초를 한마디로 집약한 단어는 바로 `전쟁`이었다.
이 수석연구원은 "회사 전체가 관심을 쏟아붓고 있었고 너무 많은 개발자들이 희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의 빈틈도 허락할 수 없었다"며 "집에서도 혼자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집에서마저 쉽지 않은 과제가 또 하나 있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갤럭시S2와 갤럭시S 개발에 참여한 것을 알고 있었다. 보안을 지키라는 회사의 명령에 부자지간에도 금도를 넘지 않기 위해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질문을 이리저리 피해 나가기에 바빴다.
언론이나 경쟁업체에 기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했지만, 시간 내에 실물 없이도 세부적인 정보를 담아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에 전달하는 일 역시 첩보 영화의 장면들을 방불케 했다. 갤럭시S3를 연구실 밖으로 갖고 나올 때에는 반드시 보안 박스에 넣어야 했고 개발자들조차 갤럭시S3 전체 윤곽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가 맡은 부분에 관해서만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외부로 갖고 나갈 경우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 개발자들이 직접 갤럭시S3를 운반했다. 일반적으로 협력사에 제품을 전달할 때는 전문 운송업체에 맡겼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갤럭시S3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직접 들고 택배처럼 운송에 나선 것이다.
윤우선 하드웨어개발 담당 수석은 "갤럭시S3를 운반하는 게 정말 힘들었고 시간에 쫓길 때는 헬리콥터를 타고 움직였다"고 했다. 그는 "디자인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갤럭시S3도 세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는데도 마지막까지 보안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보안 전쟁뿐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개발에 몰두했던 부서 간의 의견 충돌도 부지기수였다. 보통 한쪽을 개선하면 다른 부분의 품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속을 사용하면 내구성이 강해지지만 가벼운 휴대폰을 원하는 소비자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행히 세라믹을 혼합하고 압출 및 성형 과정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금속 느낌을 주면서도 가볍고 튼튼한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
정연준 R&D 담당 수석은 "농담 이지만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한 대 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우리는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고 서로에게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갤럭시S3 개발자들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 MK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