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3년, 2년 간의 무파업 기록을 깨고 13일 부분 파업을 결의하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이하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 11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가 가결로 나오면서 오는 13일부터 주·야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게 된다.
이번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각각 4000여대와 3000대 가량으로, 총 7000대에 달한다. 파업이 13일 하루에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20일 또 한 차례 예정된 금속노조의 경고파업에까지 현대·기아차 노조가 동참할 경우 생산차질은 1만4000대까지 확대된다.
현대·기아차 사측은 노조측이 금속노조 파업 일정에 동참하기 위해 임단협을 결렬시켰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그 주장대로라면 20일 경고파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 큰 우려는 현대·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다.
2~3년간 이어왔던 '무파업'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깨진데다, 상위 단체인 금속노조가 정치적 쟁점을 가지고 파업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기약 없는 전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속노조는 13일과 20일 파업을 '경고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경고'가 먹히지 않을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생산 차질이 확대될 경우 국내 수출산업을 지탱해 왔던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내 무역수지 전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반기 국내 무역수지 흑자는 107억4000만달러였으며, 자동차 산업 무역수지는 300억달러를 상회했다. 자동차 산업이 차질을 빚으면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내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내수보다는 수출 위주로 물량을 배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신형 싼타페와 K9 등 신차를 비롯, 인기 차종 구매시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파업에 따른 협력사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생산이 중단되면 부품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협력사들은 매출 차질을 빚게 된다.
현재 현대·기아차와 거래를 맺고 있는 업체들은 1~3차 벤더까지 포함 2560여개에 달하며, 그 중에는 매출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존립이 위태로운 중소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파업에 반대해 왔던 현대·기아차의 일부 근로자들도 선의의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당장 부분파업만 해도 정규근무 4시간분 통상임금(기본급과 통상수당 포함) 100%와 잔업 2시간에 적용되는 150%의 통상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국내 최대 사업장인 만큼 파업 여파가 해당 기업과 근로자뿐 아니라, 소비자, 협력사까지 광범위하게 작용한다"며 우려를 표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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