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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이토록 시적인 베드신이라니

[기타] | 발행시간: 2014.04.09일 13:00

‘밀회’ 베드신 뒤로 다정한 선재와 혜원(왼쪽부터)

기발하면서도 시적이다.

지난 8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 8회에 등장한 베드신은 그간 이 드라마를 ’20대 청년과 40대 유부녀의 불륜’이라는 자극적 타이틀로만 바라본 일각의 시선에 한 방을 먹인 셈이 됐다.

극중 선재(유아인)와 혜원(김희애)의 첫 베드신의 피사체는 인물이 아닌 선재의 가지런히 정돈된 방 구석구석이었다. 카메라는 선재의 초라한 방을 세심하게 훑는다. 천정부터 바닥까지 아주 천천히 시선을 전한 카메라는 정돈된 설거지통, 선반 위 양념, 깔끔하게 접어둔 상, 차곡하게 책장에 쌓인 악보더미, 묵직한 피아노로 이어진다. 잠시 시선이 바닥으로 향하더니 가지런하게 혜원이 벗어 걸어둔 블라우스로 이동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나란한 신발도 보인다.

지극히 정적인 움직임 속에 천천히 방의 구석구석을 탐험한 카메라의 시선 위로 “저 잘 못할 수도 있어요”라는 선재의 음성이 등장하고, “최고로 즐겨주신다며, 그게 사랑이라며”라는 혜원의 말이 이어진다. “너 진짜 처음이야?”, “생각해보니까 아닌 것 같아요”, “내가 너보다 더 못할지도 몰라”, “그건 내가 판단해요” 등의 대사들도 나온다.

‘밀회’ 베드신. 선재의 방 구석구석을 조용한 시선이 머물다 간다

베드신 뒤로는 한층 친밀해져 “혜원아”라고 부르며 즐거워하는 두 사람의 단란한 한 때가 정겹게 묘사된다. 선재는 침대 위에 눈을 감은 혜원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다. 새벽 선재가 잠이 들자 혜원은 옷매무새를 정돈한 뒤, 그의 방을 떠난다. 혜원이 떠난 것을 눈치챈 선재는 허망한 듯 털썩 침대에 걸터 앉는다.

여백이 많았다. 그러나 그 어떤 베드신과 비교해보아도 충만했던 것은 이 베드신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석구석 전해진 카메라의 시선은 두 인물의 대사와 절묘하게 맞물렸고, 그 시선으로 묘사된 정갈한 공간이 이들의 관계에 지닌 의미도 전했다. 계란판으로 어설프게나마 방음이 된 선재의 방 아니던가. 그 순간만큼은 두 사람에게 견고한 요새였다.

이 시적인 베드신 뒤로 다시 제 세상으로 가버린 혜원과 그런 혜원의 빈자리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된 선재의 헛헛함이 비춰졌다. 관계의 2악장이 울려퍼지기 직전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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