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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허해금할머니 천자문 배운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0.08.13일 15:54
건강장수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 너나가 원하는 인생지사이지만 원한다고 누구나 행해지는것은 아니다. 연길시연서가신휘구역3호아빠트 3단원 6층에 사는 98세 허해금할머니는 절도있는 생활습관과 온화하면서도 엄숙한 성정미, 금할수 없는 구지욕으로 평생을 일관하게 살아오면서 자식들과 주위사람들에게 건강장수의 나름의 비결을 몸으로 가르치고있다.

정성스례 한획한획 천자문을 써내려가는 허해금할머니.

청빈한 생활환경 절도있는 생활습관

허해금할머니는 지금 74세나는 큰아들 강희약씨와 함께 생활하고있다. 집안은 말끔하게 깨끗하고 가정기물이라고는 말그대로 《고물》들뿐이다. 평생을 사용해온 60년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는 마선 하나, 20년전의 일본제흑백텔레비죤, 낡고 허름한 책상 두개, 책상위에는 아들이 사용하는 노트북 하나가 주배경을 이룬다.

《저는 지금 어머니신세를 많이 지고있습니다. 제가 아침 산책을 나갔다 오면 어머니는 매일같이 장판을 알뜰히 닦아놓고 머리를 감고 치솔질을 하고 정결한 모습으로 저를 기다리군 합니다.》큰아들 강희약씨는 이렇게 말머리를 떼며 어머니의 절도있는 생활습관을 소개하였다.

식사는 늘 두냥가량으로 소식하고 과식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만약 과식했다싶으면 위를 안마한다든가 다음 때를 거르면서 제때에 풀어내리고 집안청결도 미루는 법 없이 매일같이 닦음질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걸레도 방치질을 힘차게 하여 씻으면서 로동으로 운동을 대신하고있다. 아들이 이부자리를 씻어놓으면 어느새 바느질로 꿰매놓군 한다.

워낙 성격이 온화한 허해금할머니는 5남매를 키우면서도 언제 한번 큰소리로 야단을 치거나 매를 댄적이 없다. 조금만 어긋나는 일이 있어도 조용히 엄숙하게 타이르군 하였는데 그 영향으로 네 아들들은 하나같이 평생 술담배를 입에 붙이지 않았다. 무슨 일에서나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려본적 없는 할머니는 자식들에 대해서도 닥달하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지켜보며 뒤바라지에 헌신을 해오셨다.60여년간 할머니니의 손때 묻은 마선(왼쪽사진). 20년전 막내아들 강희웅이 일본연수시절 아르바이트를 하여 어머니께 사보낸 텔레비죤(오른쪽 사진).

학교문앞도 못 가본 녀자 학자 5남매를 둔 어머니

《어머니는 저의 계몽선생님이자 저의 첫 스승입니다.》큰아들 강희약씨는 어머니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13년 3월 1일생으로 조선무산군의 한 시골에서 태여난 허해금할머니는 7살부터 베를 짜고 13세살에 벌써 누에치기, 마선질을 하면서 뼈를 굳힌분이다. 녀자라는 리유로 학교문앞도 못가본 그는 남동생들이 집에서 글공부를 할 때면 어린 동생을 업고 멀거니 서서 어깨너머로 천자문과 언문을 훔쳐읽었다고 한다.

1947년 남편이 조선에서 중국의학시험에 합격되여 연변의학원특과를 다니게 되자 아이들을 거느리고 두만강을 건너 연변지역에 이사를 들어오게 되였다. 하지만 학교 갈 나이가 된 큰 아들은 등교가 불가능해졌다. 어머니는 큰아들을 붙잡고 어릴적 몰래 배워둔 언문과 천자문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모자간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아버지는 학교교의로 자리를 옮기면서 아들을 끝내 학교에 입학시켰던것이다.

이런 부모님들의 영향으로 5남매는 모두 공부에 명심하였는데 저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학자신분의 주력군으로 사회에서 활약하였던것이다. 허해금할머니는 낮다란 목소리로 다섯남매를 엇갈리지도 않고 순서대로 불렀다. 큰아들 강희약씨는 동북농업대학을 나와 연변과학기술국산하 핵복사연구중심에서 사업하다 퇴직했고 큰딸 숙원이와 둘째아들 희렬이는 연변의학원을 졸업하고 의사로 종사하였다. 셋째아들 희룡이 역시 대학을 나오고 길림성상무청 대외무역처장으로 지냈고 막내아들 희웅이는 장춘베쮼의과대학을 나와 일본 연수를 마치고 지금 북경수도병원의 박사도사를 한다고 일일이 소개한다.

할머니에게 있어서 자식들이 잘되는것을 지켜보는것이 평생의 락이였고 또 그런 자식들이 뒤바라지를 달갑게 하는것이 삶의 원동력이였다고 한다.

할머니의 자랑 막내아들 강희웅

《애들이 한창 자랄 때는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지유. 그저 밤낮 마선질로 집안식구들의 옷이며 바깥옷 짓기에 겨를이 없었지요. 애들이 학교에 갔다가도 〈배고파〉하며 집에 들어서군 하였는데 막내는 배고파소리도 못내고 쓰러져 자군 하였답니다..》할머니는 세월이 갈수록 자식들에 못다한 사랑때문에 늘 마음이 쓰려나군 한다.

어릴적 체구가 각별히 왜소했던 막내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짜릿하다. 1952년 9월 9일, 소똥으로 바람벽을 바른 화룡의 한 사랑채집에서 태여난 막둥이, 한번은 량표로 식량을 살수 있다는것을 알고 몰래 집에서 량표 13근 을 꺼내갖고 학교로 갔다가 덩치 큰 애들에게 매를 맞고 몽땅 빼앗기고도 눈만 내리깔던 막둥이…개산툰진 자동5대집체호에 내려갔다 자습으로 장춘의대에 입학했고 또 일본연수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여 텔레비죤을 사서 어머니에게 보내왔던 막둥이, 20년간 줄곧 그 텔레비를 마주하고 막내아들을 지켜보듯하신다는 허할머니는 감회가 깊었다. 할머니는 자신이 지금 입고계시는 한복도 그 막둥이가 보내준가라며 마음속 희열을 감추지 못하셨다.

강희약씨는 책상위에 놓인 노트북을 켜더니 강희웅(康熙雄)이라는 이름 석자를 써넣고 검색을 하여 어머니앞에 보여드린다. 수도의과대학부속 북경천단병원실험진단중심 주임, 박사도사 강희웅교수, 우리 나라 의학계 개체화진단의 개척자, POCT발전방향을 론하는 강희웅교수탐방,《실험진단학》 저자 강희웅《实验诊断学(普通高等教育“十一五”国家级规划教材)》, 증국의학학회검험분회부주임위원, 미국겐치료학회위원 일본림상병리학회 위원…등 막내아들 대한 소개가 76페이지나 차지하고있었다.

할머니는 종종 큰아들이 펼쳐드리는 노트북화면을 통해 막둥이의 소식도 전해듣고 국내외의 학자들과 교류하고있는 름름한 모습도 대견스럽게 지켜보며 안위와 기쁨을 만끽하군 한다. 또 일이 바쁜 아들을 대신해 막내며느리가 자주 안부전화를 해와 퍽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보청기 걸고 천자문 읽는 로학생

할머니는 지금 기력이 쇠약해져 보청기신세를 지고있다. 몇년전에는 또 백내장에도 걸려 앞을 잘 보지 못하였는데 사회복지혜택으로 연변이비후과병원에서 무료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하였다.

《이젠 그만 살아도 좋으련만.》하면서도 할머니는 자식들 일을 생각하면 건강하게 더 살다가 건강하게 죽고싶었다. 멀리에서 막내아들은 좋은 소식만 전해와 힘이 되고 가까이에서는 큰딸이며 둘째아들이 어머니가 불편하다는 소식 듣기 바쁘게 《소방대속도》(큰아들의 비유)로 달려와 어머니를 진단하고 치료한다. 셋째아들네는 장춘에서 보건품들을 자주 보내오면서 영양보충을 하라고 권하기에 어머니는 식후 일정간격을 두고 매일 드시면서 세째의 성의를 받아들이고있다. 함께 있는 장남은 또 어머니의 다리맥이 풀릴가 우려되여 6층집에서 어머니를 부축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층계를 내리며 걷기훈련을 하고있다. 힘겹기는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팔에 의지하여 지금 2층까지 내려올수 있게 되였다.

5년전 아빠트를 분여할 때 93세나는 로인이 계셔서 낮은층으로 분여해줄것을 해당부문에 사정을 하였으나 의합을 보지 모하여 년로하신 어머님께서 이 고생을 하게 된다며 강희약씨는 자신의 《무능함》을 탓한다. 바깥출입이 어려운 허할머니는 무척이나 고독하다. 화투를 치기도 하고 옛노래를 떠올리기도 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간다. 요즘엔 어린 시절 친척언니한테서 배운 계몽가《20세기 녀자된 여러분들》이 자주 입에 오른다. 10여개 소절 가사들이 한구절도 잊혀지지 않고 새록새록하기만 하다.

《…남자를 낳으면 뛰여웃으며 녀자를 낳으면 돌아앉노라 …돈이라면 확하고 딸도 판다지…》

녀자로 태여나 천대를 받고 그토록 배우고싶던 글공부도 못했던 어린시절의 한이 지금까지도 가슴에 맺혀있는 허할머니는 언젠가부터 천자문을 읽고쓰며 배워왔다.. 천자문책을 펼쳐들고 표주박밀듯 줄줄 외우기도 하고 연필로 필기장에 틀림없이 획마다 정확하게 써내려가기도 한다. 큰아들 강희약씨가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여러가지 천자문책들을 구입해다 드리며 《공부》를 돕고계셨던것이다.

《왜 지금 천자문을 공부하냐》고 물으니 허할머니의 대답은 간명하였다.

《알고싶어서!》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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