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상지시 마연향에는 김선녀란 80대 할머니가 계시는데 다리가 4개인 안전지팡이를 짚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둘째아들 박경주(55세)씨는 5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하루같이 어머니에게 충성해 뭇사람들의 한결같은 칭찬을 받고있다.
경주씨에게는 형님 한분과 녀동생이 둘이 있는데 모두들 성가해 딴살림을 하다보니 어머니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 경주씨는 10여년전에 안해와 같이 러시아에 가 장사를 했는데 5년전에 아버지가 세상을 뜨시자 그는 안해를 홀로 그곳에 두고 즉시 집에 돌아왔다. 그때부터 그는 줄곧 행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극진히 돌보았다.
경주씨가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채마전을 다루는건 물론 어머니가 다소라도 몸이 불편해하시면 인차 병원으로 모셔갔다. 그리고 어머니가 점적주사를 맞아야 할 때는 호사를 집에 불러다 주사를 놓게하고 시간마춰 어머니에게 약과 물을 챙겨드렸다. 매일 따뜻한 물로 어머니를 세수시키고 머리를 빗어주었으며 종종 어머니의 손발톱도 깎아드렸다. 그리고 며칠에 한번씩 어머니를 목욕시켰는데 어머니의 머리가 점점 희여지자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미용원을 찾아가 머리를 염색하고 깔끔하게 파마까지 해드렸다.
경주씨는 어머니가 심심해 할가봐 시간만 있으면 신문이나 잡지를 읽어드리고 친구들 집에 모셔가고 로년협회 활동날이면 전동차에 어머니를 태워가지고 로년협회 활동실로 갔다. 한번은 어머니가 몸이 불편해 협회활동에 참가하지 못하게 돼자 그는 로년협회와 상의해 로인들이 자기 집에 와서 활동하게 했다. 어머니의 생일이 도래하면 맛갈진 음식을 수두룩히 장만해 동네 로인들을 청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렸다.
지난 8월에는 로년협회에서 120여리밖의 원보진을 찾아가 '토개제1촌'으로 알려진 원보촌의 '토개기념관'을 참관하게 되였는데 이때도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그곳으로 갔다. 어머니를 업고 10여층이나 되는 층계를 올라가 기념관에 들어선 그는 원보촌의 토지개혁을 소설로 쓴 위대한 작가 주립파의 동상으로부터 관내에 전람된 모든걸 돌아보며 어머니에게 일일이 설명해드렸다.
경주씨는 이렇게 장장 5년간 혼자서 힘겹게 어머니를 돌보면서도 종래로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멀리 있는 형제들에게 어머니에게 전화를 자주 치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러면서 늘 "엄마는 우리 오형제를 키우느라고 수고많으셨는데 오래오래 앉아계셔야 해요."라고 입버릇마냥 외우곤 한다. /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