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은 39세라는 젊은 나이와 투자은행가 출신에 집권당을 박차고 나온 이력이 모두 특이하다. 25세 연상인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는 더욱 더 파격적이다.
현지 주간지 파리마치는 지난해 말 표지에 잘생긴 30대 남자가 매력적인 60대 여성과 다정하게 해변을 걷는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사진). 마크롱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였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에 따르면 마크롱은 프랑스 북부 아미앵의 고등학교 10학년(한국식으로 고교 1학년) 때 프랑스 문학교사 트로뉴를 만났다. 마크롱은 15세, 트로뉴는 40세였다. 트로뉴는 이미 결혼해서 세 자녀를 둔 상태였다.
마크롱은 오로지 트로뉴를 보기 위해서 트로뉴가 운영하던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다. 같이 희곡을 쓰면서 친밀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에 놀란 마크롱의 부모가 마크롱을 파리로 보냈다. 마크롱은 아미앵을 떠나면서 트로뉴에게 “당신은 나를 버릴 수 없어요. 난 반드시 돌아와 당신과 결혼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파리에서 줄기차게 전화를 걸었고 트로뉴는 “조금씩 내 저항이 무너졌다”고 했다. 결국 트로뉴는 남편과 이혼하고 파리에서 교사 자리를 구했다. 트로뉴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 인생이 실패할 것 같았다”고 술회했다.
두 사람은 2007년 결혼했다. 결혼식에서 마크롱은 트로뉴의 자녀들에게 자신을 받아줘서 고맙다고 했고 “우리는 평범한 부부는 아니지만 실제 존재하는 부부”라고 강조했다.
날씬한 트로뉴를 ‘폐경기 바비 인형’이라고 놀리는 사람도 있지만 현지 언론은 대체로 이들 부부 관계에 대해 호의적이다. 잡지들은 트로뉴를 ‘패션 아이콘’으로 지칭한다. 마크롱이 7명의 의붓손주 중 한 명에게 젖병을 물리는 사진도 잡지에 실렸다.
마크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극우당인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를 제친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에선 르펜을 꺾고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