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미 외교관 추방 조치에 반발, 미국 내 러시아 영사관 폐쇄로 맞서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보복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31일 미 CNN방송과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채널 RT 등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워싱턴DC 및 뉴욕에 있는 외교 공관 두 곳을 48시간 안에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가 양국 외교사절의 수를 동등하게 하자고 요청해 1200명이던 주러시아 외교 사절을 455명까지 줄이면서 충실히 대응했다”며 “이번에 러시아 영사관 및 공관 시설 3곳을 폐쇄함으로써 양국에는 각각 3곳의 영사관이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 관계가 계속해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하지는 않기로 결정했으며 그들이 원한다면 미국 내 다른 러시아 외교 업무를 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은 아나톨리 안토노프 신임 주미 러시아 대사가 미국에 도착한 날이었다. 안토노프 신임 대사는 이에 대해 “냉철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에서 라브로프 외교장관도 “러시아가 시작한 게 아닌 양국의 긴장관계가 악화돼 유감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외교 갈등이 심화되자, 틸러슨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오는 9월 중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때 만나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이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외교 보복의 사이클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 머지않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메릴랜드와 뉴욕의 러시아 공관 시설 두 곳을 폐쇄하면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 제재 해제와 함께 해당 조치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며 대응을 미뤘지만, 의회와 국무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도 7월 말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미 외교관 등 755명에 대한 추방 방침을 밝혔으며, 미국은 러시아 내 모든 미국 공관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비(非)이민비자 발급 업무를 일제히 중단하며 맞불을 놓았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