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MBC '놀러와'에서 권오중(위)과 김응수(아래 오른쪽)가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MBC '놀러와'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 | 박지연 인턴기자] 남자의 눈물은 여자의 눈물보다 아름다웠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거친 남자들의 '폭풍 눈물'은 녹화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아버지'라는 단어는 강한 척하던 남자들을 무장해제 시켰고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심금까지 울렸다.
29일 방송된 MBC '놀러와'의 세대별 남자들의 성장 토크 '트루맨쇼' 코너에서는 배우 박진희가 출연해 "남자는 왜 눈물을 참을까?"라며 남성들의 '센 척'하는 본능에 대해 '트루맨'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가 직접 쓴 깜짝 편지를 손에 쥔 '트루맨' 권오중은 "최근 아버지 몸이 안 좋아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소파에 멍하니 앉아 TV를 보는 아버지를 보니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 결국 그는 "진작 아버지와 함께 놀러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 이젠 몸이 안 좋으셔서 할 수 없으니까"라며 울먹이기 시작했고 녹화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김응수는 "연극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지금 모습을 보고 돌아가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어머니의 편지 내용에 굵은 눈물방울을 말 없이 쏟아 냈다. "아버지가 돈을 꾸면서 우시는 것을 봤다. 알고 보니 내 수업료를 마련하려던 것"이라고 어려웠던 가정 형편까지 고백해 듣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찔렀다. 김응수는 "지금도 그 모습을 떠올리면 울컥한다. 아버지가 돼서야 아들이 놀림당하지 않길 바라던 마음을 이해했다"며 거듭 눈물을 훔쳤다.
MC 유재석 또한 감동 대열에 합류했다. "어느 날 무기력하게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었다"던 그는 갑자기 작아져 버린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 아파한 사연을 털어놨다. '은초딩' 은지원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부모에게 사랑이 담긴 영상 편지를 띄워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강한 척하던 남자들의 뜨거운 눈물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뒤흔들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밤은 남자들의 '센 척'이 아닌 따뜻한 마음과 진실의 눈물로 촉촉이 젖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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