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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무림, 武道 간곳 없고 ‘錢風(돈바람)’만 슈우웅∼

[기타] | 발행시간: 2012.12.14일 00:00
中무림 5대 문파는 지금

‘심야에 들이닥친 악당들에게 온 가족이 몰살된다. 혼자 살아남은 아이는 천하를 떠돌다 우연히 깊은 산골에 들어갔다 기연을 만난다. 100여 년 전 당대 최고 무술을 자랑하던 소림 무예승이 남긴 비급을 얻은 것이다. 10여 년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당대 천하무적이 된 아이, 아니 청년은 세상에 나와 복수를 한다. 한번 휘두른 칼에 바위가 잘리고 내뿜은 장풍에 누각이 흔들린다.’

국내 무협소설의 가장 흔한 줄거리 중 하나다. 한국 남성치고 무협소설 한 권 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최소한 무협영화 한 편 보지 않은 이가 드물고, 누구나 한번쯤은 ‘천하무적’ 협객의 꿈을 꾸었을 것이다. 중원 무림은 그렇게 우리나라 남성들의 로망이다. 그 로망을 대표하는 곳이 바로 소림(少林)사, 무당(武當)파, 아미(峨眉)파, 공동(山 空 山 同)파, 청성(靑城)파 등 소위 무림의 5대 문파다.

현실은 과연 어떨까. 5대 문파는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명백히 중국의 역사, 현실 속에 존재해 왔다. 개혁·개방을 표방한 중국이 어느새 세계 경제 2위로 올라서고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요즘, 중국 역사 속의 무림 문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여전히 협객을 배출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협객은 몰라도 영화배우는 양성한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 주간지 ‘VISTA 칸톈샤(看天下)’가 무림 5대 문파의 후예들을 찾은 결과, 대부분이 무술학원을 운영하며 ‘돈벌이’에 바빴다. 대다수가 돈벌이에 밝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고, 문파의 대표자 격인 장문인(掌門人) 직을 놓고 계파 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곳도 있었다.

무림의 태두격인 소림은 현실에서도 여전히 5대 문파 중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는 무림의 위기 때마다 혜성같이 등장하는 ‘구원자’이지만, 현실에서는 5대 문파 중 돈벌이에 가장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칸톈샤가 정리한 소림사 수익구조부터 보자. 소림사는 현재 중국 내에서 무술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 영국 등 40여 개국에 소림문화센터를 두고 있다. 보통반 1년 수업비가 1인당 8900위안, 소림사 반은 1인당 5만6800위안에 달한다. 해외의 경우 1인당 연 8800달러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

중국에서도 규모가 큰 것으로 유명한 소림사는 경내 곳곳에 가게를 내줘 언론의 빈축을 샀을 정도다. 소림사는 가게 한 곳당 연간 70만∼80만 위안의 세를 받고 있다. 소림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상표 등록해 100여 개 기업에서 사용료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는 각국을 돌아다니며 매년 1000회 정도의 무술공연을 하고 있어 그 수익도 만만치 않다. 칸톈샤는 1회 공연 수익이 1만 달러 정도라고 추정했다. 이러다 보니 소림 무승의 총교두인 스옌루(釋延魯)는 기자와 인터뷰할 시간도 모자랄 정도. 지붕을 넘나드는 경공술 대신 벤츠를 타고, 말없이 생각을 전하는 무공 대신 스마트폰을 쓰기 바쁘다고 칸톈샤는 전했다.

도보로 4시간 정도 떨어져 역사적으로 서로 경쟁이 심했던 아미파와 청성파는 무협소설 속에서도 다투며 무림 맹주 소림을 열심히 뒤쫓는 것으로 나온다. 현실에서도 크게 다를 건 없다. 단지 국제 기업으로 이미 성공한 소림주식회사의 뒤를 열심히 쫓는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 뿐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무협의 세계를 알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대만의 무협작가 진융(金庸)은 2003년 쓰촨(四川)성 러산(樂山) 아미파를 찾아 무술공연을 관람한 뒤 “아미파의 무술이 이렇게 뛰어난 줄 알았으면 소설에서 아미파를 무림 맹주로 썼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아미파 무술의 전통을 이은 장문인은 왕젠(汪鍵)이다. 아미파 역시 소림처럼 무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수련자는 500명 정도다.

청성파는 아미파에 비해 좀 더 상업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다. 청성파의 태극권은 중국에서 일종의 건강체조처럼 보급돼 있으며, 무술 수행보다는 살을 빼고 건강을 지키려는 이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일찌감치 인터넷 수련자 유치에도 나섰다. 총 150만 위안의 자금을 들여 무술교재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지난 4월에 출시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가격은 12위안이다.

소림, 아미, 청성 등에 비해 무당파와 공동파는 무림 명가로서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무협소설 속에서 불교를 대표하는 소림에 필적했던 것이 바로 도교 집단 무당파였던 점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쇠락의 이유를 찾자면 종교적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도교의 정신이 바로 ‘무위자연(無爲自然)’, 자연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 보니 무당파가 쇠락의 길을 걷는 듯하다고 칸톈샤는 분석했다. 특히 무당은 소림 등과 달리 지금까지도 강한 종교적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400여 개 계파로 나뉘어 중요한 일을 투표로 결정하는 풍토도 문파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칸톈샤는 지적했다. 제14대 장문인은 중윈룽(鐘云龍). 그러나 무술보다는 도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접하는 것으로 문파를 유지하고 있다.

공동파에 대해서는 무술 연구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역사에 없는 문파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진융의 소설 속에 공동파가 소개되면서 유명해지자, 1980년대에 옌페이샤(燕飛霞)란 사람이 제10대 장문인을 자처하며 나선 후 2005년 폐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문파를 이끌었다. 공동파는 옌페이샤가 숨진 후 일본인 아내와 중국인 제자들 사이에 정통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일보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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