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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외국인 위한 '택시요금정보' 이달말 인터넷 공개]
공항·호텔 등 관광지 12곳 선정, 거리당 기준 요금 정보 제공… 내달부터 앱·소책자로 확대
요금기준 모호한 콜밴·모범택시 별도기준 필요하다는 지적도
1년에 한두 차례 서울로 출장 오는 미국인 제임스(38)씨는 매번 서울 한남동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묵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하얏트 호텔까지 가는 택시비는 항상 달랐다. 제임스씨는 "인천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데 20만원까지 낸 적이 있다"며 "택시비가 왜 다르냐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서울의 택시요금 체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달라는 대로 돈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택시기사 마음대로 요금'은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일부 택시와 콜밴의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주요 방문지 사이 예상 택시요금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예상 택시요금은 평상시 교통 상황과 최단시간 경로를 기준으로 안내된다. 외국인의 입·출국이 이뤄지는 인천공항·김포공항과 주로 묵는 호텔, 자주 찾는 관광지 등 총 12군데를 선정해 이들 간 택시요금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까지 갈 경우 예상 택시요금은 4만7000원(통행료 별도), 소요 시간은 80∼90분이 걸린다는 식이다. 서울시내 일반택시 기준으로 할증요금이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를 전제로 산출했다. 예상 택시요금표는 이달 말부터 서울관광 홈페이지(www.visitseoul.net)에 먼저 공개된다. 7월부터는 서울관광 앱, 가이드북, 택시 소책자 등으로도 안내된다.
서울시는 '예상 택시요금표'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택시요금 바가지 피해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외국인이 바가지를 쓰고도 서울의 택시요금 체계를 몰라 신고하지 못했지만, 예상 택시요금을 보면 바가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신고가 들어오면 택시기사를 조사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 상황에 따라 요금 차이는 있겠지만 기준 요금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사례는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예상 택시요금 공개가 완벽한 예방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요금이 훨씬 비싼 모범택시와 콜밴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콜밴은 요금체계가 따로 없어 고객과 운전기사가 협의를 통해 요금을 정한다. 이 때문에 콜밴 요금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비판이 많다. 모범택시 역시 기본요금이 일반택시의 두 배 이상인 데다 거리당 요금도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논의를 통해 모범택시와 콜밴 요금 안내표도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