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허브’ 닻 올려라
동북아 ‘블루오션’ 급부상
국내 부산·제주·인천항 등
중·일 잇는 기항지로 각광
관광객 3년 새 3배나 급증
주부 김모(38)씨는 최근 크루즈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달 생활비를 일부 떼어내 적금을 붓기 시작했다. 낮에는 태양이 작열하는 갑판 위 수영장에서 물놀이와 일광욕을 즐기고 저녁에는 남편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정찬을 맛보는 특별한 기회를 갖고 싶어서다. 특급호텔급 객실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낯선 도시가 반기는 크루즈 여행만의 묘미도 놓칠 수 없다. ‘느림의 미학’을 체험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은 누구나 ‘버킷 리스트’(Bucket list·꿈의 목록)에 올려놓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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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레저 수요가 늘고 크루즈 관광이 대중화되면서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도 늘고 있다. 14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2009년 7만6688명이던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해 25만9608명으로 급증했다. 국내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가 세계 크루즈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크루즈 관광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세계 주요 크루즈 선사들은 중국 고객 확보를 위해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선사를 설립하거나 모항 및 기항지로 삼는 등 시장 선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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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항은 기항지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와 인접해 있고 관광상품과 쇼핑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서다. 지난달 중국 국적 4만7000t급 초호화 크루즈 헤나호가 인천항에 취항했고, 세계 최대 럭셔리 크루즈 회사인 카니발(Carnival Plc)도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세일즈 활동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부산항에는 12만1394명의 국내외 크루즈 관광객이 찾았다.
정규삼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외국 선사들이 국내 기항을 늘리는 것은 한국 크루즈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라며 “한국 크루즈선이 만들어지고 부산과 제주, 인천이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친다면 한국 크루즈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