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해(害)미약 …생활습관 통해 예방 가능
#박철순 씨(남·27세)는 추워진 날씨에 전기장판을 고온으로 맞춰놓고 이불 속에서 휴대폰이나 TV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낮아진 실온에 둔 음식이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아 전자레인지 이용횟수가 늘어났고 머리를 감은 후에는 반드시 드라이기로 오랜 시간 물기를 꼼꼼히 말린다. 박 씨는 가전제품 사용시간이 늘어난 후 극심한 피로감, 불면증, 두통 등의 증상을 느낀다며 주위사람에게 호소하고 있다.
급격히 추워지는 늦가을부터 겨울 내내 사람들은 전기장판·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제품을 오랜 시간 자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전자제품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지난해 한국전자파학회에서 성인남녀 200명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전자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일반인 응답자의 85%가 전자파를 ‘해롭다’고 답했다. 일반인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전자파는 인체에 해로울까.
수면장애·피부손상…두통·피로는 관계없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사람들이 전자제품 사용 후 느끼는 두통, 피로감 등의 원인을 ‘전자파과민성’으로 분류했고 실제 전자파가 해당 증상과 연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전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열작용, 비열작용, 자극작용 등이 있다.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강한 세기의 전자파에 인체가 노출될 경우 체온이 상승해 세포나 조직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非)열작용은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없다. 자극작용은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유도된 전류가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 전자파 노출량은 극히 미미해 건강이상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한양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김윤신 교수는 “전자파의 영향으로 ‘암’에 걸린다는 등의 속설은 직업적으로 고위험환경에 처한 사람이 아니면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파가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부연구에서는 전자파가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켜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낮은 전자파도 장기간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률을 높이고 유산·기형아 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숯·선인장 효과 無…생활습관 중요
일반인들의 막연한 전자파에 대한 우려로 시중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숯이나 선인장, 황토 등 일명 ‘전자파 차단제품’들은 실제 효과가 거의 없거나 일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희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신예 교수는 “가전제품 구입 시 전자파 발생이 낮은 등급 제품을 구매하고 일상에서 전자파 노출을 피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TIP. 가전제품 전자파 노출 줄이는 법
▲전기장판
- 일정 온도에 올라 따뜻해지면 온도를 낮추고 전기장판의 축적된 열을 이용할 것.
- 잠 잘 때는 온도를 ‘약’으로 설정할 것.
- 두꺼운 이불 또는 매트를 깔아 전열선과의 거리를 최대한 멀리 할 것.
- 전자기장 환경인증 제품을 사용할 것.
- 영유아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고 유소년 및 청소년은 사용시간을 제한할 것.
▲전자레인지
- 동작 중 30cm 이하의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지 말 것.
- 작동장치가 있는 오른쪽 측면에서 기준치 이상의 자기장이 누출되므로 접촉하지 말 것.
▲헤어드라이기
- 커버를 분리하지 말 것.
커버가 없으면 신체와 접촉거리가 가까워져 전자파에 2배정도 더 노출된다.
- 필요한 시간만 사용하고 사용 후 항상 전원플러그를 뽑을 것.
<헬스경향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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