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중화권 최고 갑부 리자청 창장실업그룹 회장
중화권 최고 갑부인 리자청(李嘉诚, 리카싱)이 중국 내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지역신문 신징바오(新京报)의 보도에 따르면 리자청은 지난 일주일 사이에 홍콩 타이핑산(太平山) 정상에 위치한 부동산 두 채를 각각 12억8천만홍콩달러(1천752억원)에 매각했다.
리자청은 지난달 상하이의 금융중심지 루자쭈이(陆家嘴)에 위치한 둥팡후이징센터(东方汇经中心)를 89억5천6백만홍콩달러(1조2천257억원)에 매각했으며 홍콩의 킹스우드긴자(嘉湖银座) 백화점과 광저우(广州) 메트로폴리탄플라자(西城都荟)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리자청의 중국 내 부동산 처분에 대해 홍콩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규제와 부동산거품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부동산거래에 각종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대출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는 외지인과 회사가 구매한 주택에 대해 15%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고 지난 2월에는 200만홍콩달러(2억7천372만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거래에 대한 부과세금을 기존의 두배인 8.5%로 올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리자청이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을 우려해 먼저 발을 빼는 것이라 분석했다. 상하이 이쥐(易居)부동산연구원 양훙쉬(杨红旭) 부원장은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리카싱이 홍콩의 주택을 매각한 것은 홍콩부동산거품이 터질 것을 예고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万科)그룹 왕스(王石) 회장 역시 "시장상황에 기민한 리카싱이 베이징, 상하이, 홍콩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을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칭화(清华)대학 중국세계경제연구센터 리다오쿠이(李稻葵) 주임은 "리자청 등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 중국의 부동산을 매각한 것은 영리한 부동산시장 투자가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뛰어난 투자가들의 중국탈출 러시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례로 소호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 회장은 최근 상하이 시내의 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한 바 있다.
신문은 리자청이 중화권 자산을 매각하고 유럽권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실례로 리자청은 지난해 영국의 가스공급회사인 웨일스앤드웨스트유틸리티(WWU)를 10억달러(1조61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의 페기물처리발전회사 RAV를 13억달러(1조3천793억원)에 매입했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전력공급업체인 포르툼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