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갱신일만 되면 빗발치는 전화....'두낫콜'로 차단가능]
#. "고객님, 자동차보험 갱신 시한이 다 됐는데, 이번엔 저희 보험 상품으로 한번 갈아타보시죠." 직장인 윤 모씨는 자동차보험 갱신일을 한 달 여 앞두고 보험사에서 걸려오는 마케팅 전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윤 씨는 자동차 운전경력 10년차로, 경미한 몇 건 외에는 사고 경력이 별로 없다. 매년 1월 초 자동차보험을 갱신하고 있는데, 보험 갱신 직전까지 보험사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마케팅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도대체 내 보험 갱신 날짜를 어떻게 알고 전화할까" 의문이 들 곤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보험갱신 날짜, 사고이력 등의 정보는 보험개발원에 있으며, 원칙적으로 보험가입자가 가입한 보험사 이외에는 해당 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정보는 삼성화재에서만 보험개발원을 통해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사례로 든 윤 씨처럼 여러 보험사로부터 마케팅 전화가 걸려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쟁사에 고객 정보를 넘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본인이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여러 경로를 통해 '제3자 정보제공' 활용 동의를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놀이공원 등에서 무료입장권을 받기 위해 카드 발급을 신청하면서 보험, 은행 등 계열사에도 정보 제공동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보험사 TM(텔레마케팅)에서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경품을 내 걸고 수집한 개인정보(정보 제공동의를 받은)를 사 오기도 한다. 수집한 개인정보 가운데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보험개발원에서 자동차보험 가입여부, 갱신날짜를 조회할 수 있다. 또 언제 교통사고를 냈는지, 사고 금액은 얼마인지도 확인 가능하다.
보험사는 사고이력이 별로 없는 우량 고객 중 보험 갱신 기간이 임박한 보험 가입자를 추려내,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보험 정보는 주민등록번호만 가지고 조회할 수 없다. 자동차보험은 갱신기간이 짧은데다 보험을 갈아타는 사람이 많다보니 사고이력 등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 보험사는 사고이력과 등급 등을 알아야 보험료 산정이 가능한 탓이다.
보험사의 마케팅 전화가 도를 넘어서자 보험개발원에서는 지난 2013년 '자동차보험 두낫콜(Do-Not-Call)'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e-보험정보 고객센터(http://iics.kidi.or.kr)'에서 보험가입권유(텔레마케팅) 중지 요청을 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마음대로 자동차보험 계약정보를 조회할 수 없도록 차단할 수 있고, 원하는 보험사에 한해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올 들어 두낫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은 904명으로 미미한 수준.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두낫콜을 한번 신청해 놓았다고 영구적으로 조회를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른 경로를 통해 또 정보제공 동의를 할 경우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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