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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7)-객사할번한 출장길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08일 09:09

어린 생명의 탄생으로 하여 나의 인생에는 새로운 전환점이 생겨났다. 아들애의 출생과 함께 나는 어머니가 되였고 어머니라는 그 천성은 나로 하여금 아들애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미련을 갖게 했다.


그러나 해산한지 한달만에 나는 또 단위의 파견으로 상해출장길에 오르지 않으면 안되였다. 갓난 아기를 떼놓고 출장 떠나고싶을 엄마가 어데 있으랴만 제왕절개수술을 하면서 적잖은 돈을 쓰다보니 젖 달라고 보채는 아들애를 떼여놓고서라도 먼 출장길에 오르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는 눈물을 삼키면서 길을 떠났다. 엄마품에 꼭 안고있어야 할 어린 아들이지만 또 돈이 없으면 아무리 귀한 아이라도 잘 키워낼수 없으니 엄마는 하는수 없이 출장길에 나섰던것이다.그러나 나는 그번 출장길에 자칫하다가는 목숨까지 잃고 객사를 할번 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지난세기 80년대초, 우리 나라는 아직 계획경제시대여서 물자공급이 각별히 딸리였다. 여러 상점들에서는 도처에 구입원을 파견하여 텔레비죤이며 라지오, 자전거 등 희귀한 상품들을 구입해들였는데 우리 단위도 례외가 아니였다.

누군가의 소개로 나는 자칭 《희귀상품구입원》이라는 《능력》있는 사람을 알게 되였다. 사천성 중경에 있다는 이 사람은 구수한 감언리설로 상해의 어느 공장에서 5만여원에 달하는 텔레비죤을 내올수 있다고 나를 구슬렸다. 나는 그 말을 경솔하게 믿었다. 그때 시절에는 어느 곳에든 사기군들이 별로 없었고 대부분 사람들이 정직했다.

나는 단위에 이 사실을 회보하였고 단위에서는 인차 5만 6000원이라는 물건값을 보내주었다. 나는 그 돈을 소위 《텔레비죤공장》이라는 은행구좌에 부쳐보내고 텔레비죤공장에서 물건을 부쳤다는 소식이 오기를 고대하고있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록 공장에서는 줄곧 나에게 련락을 해오지 않았다. 사태의 엄중성을 느낀 나는 공장에 가서 알아보았다.

내가 부친 그 5만 6000원의 돈을 사천사람이 언녕 찾아갔다는것이였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나는 그만 하늘이 핑글핑글 돌아가는것 같았고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가는것 같았다. 당시만 해도 5만 6000원이면 천문학적인 거금이였던것이다. 공장을 찾아가면 그 공장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이 일은 자기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돈을 다른 사람이 찾아갔으니 자연 물건도 부칠수 없게 된것이다. 소개자인 중개인을 찾아갔으나 그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언녕 꼬리를 감춰버렸던것이다.

후회와 자책, 분노, 절망 모든것이 한순간 머리속으로 치솟았다. 이렇게 큰 화를 저질러놓고 무슨 낯으로 단위로 돌아간단 말인가? 5만 6000원이라는 돈을 나와 남편의 월급으로 어느 세월에 다 갚아낸단 말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세상만사가 모두 귀찮아졌으며 오로지 죽어버리고싶다는 생각만이 뇌리를 차고돌았다.


그러나 내가 죽으면 아들애는 어떻게 할것인가? 젖 달라고 울어댈 아들애가 엄마까지 없다면... 가엾고 불쌍한 생각만 하여도 눈물이 앞을 가렸다. 거듭되는 고민을 반복하다가 나는 마침내 랭정해졌고 간신히 려관으로 돌아왔다.


내가 거금을 사기당했다는 소문을 들은후 려관주인과 주위의 맘씨 고운 사람들은 나에게 너무 상심해하지 말라며 안위하였다. 그들은 내가 옥생각하다가 바보짓을 저지를가봐 거듭 타일러주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끝에 나는 세상끝까지 가서라도 꼭 사기군을 찾아내기로 작정했다.

나는 상해 황포강반의 골목골목을 서캐 훑듯 샅샅이 훑으면서 매일마다 사기군의 종적을 찾아헤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한달후 나는 끝내 사기군의 행적을 알아냈다. 나는 사천성에 있는 사기군의 고향까지 찾아갔으며 사기군과 업무거래가 있는 은행도 찾아냈다.

나는 은행의 종업원한테서 이 은행의 행장이 사기군을 알고지내는 사이일뿐만아니라 사기군이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도 알고있다는 정보를 장악하게 되였다. 나는 또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 은행 행장을 찾아갔다. 내가 찾아온 리유를 알고난후 행장은 자기는 나를 도울수 없다면서 나의 등을 밀어냈다.


/연변국제무역그룹 회장 최정금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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