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이장식 교수©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으로 메모리 소자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사람의 몸에 직접 닿거나 신체 내부에서도 사용 가능한 '인체친화형 전자기기'의 메모리 소자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이장식 교수 연구팀은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의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기반으로 한 생체 친화적인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과거 실크나 젤라틴 같은 생체 친화적인 소재를 이용한 소자가 구현된 적은 있지만, 게 껍질을 이용한 소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키토산 기반 소자는 기존 실리콘 소자와 달리 피부에 직접 부착하거나 삽입할 수 있는 생체적합성이 있는 소재로 차세대 캡슐형 내시경, 인공근육, 인공장기, 패치형 전자소자와 같은 의료공학적 응용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보저장능력과 내구성 측면에서도 실제 메모리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성능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산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며, 휠 수 있는 '플렉서블 기판' 위에서 키토산 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소재로 된 메모리 소자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연구를 시작하여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기반으로 하는 생체적합 메모리 소자를 개발한 것”이라며 "모든 구성 요소를 생체적합형 재료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수년 내에 생체적합 메모리 소자의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지 온라인판 16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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