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4개 모든 시에서 LTE 전국망을 개통, 전체 고객의 95%가 LTE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최근 SK텔레콤은 '전국 LTE 서비스'에 돌입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LTE(Long Term Evolution)란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보다 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4세대 서비스를 뜻합니다. KT도 오는 23일 '전국 84개 도시 LTE 전국망 개통'과 '소비자 90% 이상 혜택'을 선언할 예정입니다.
서비스 범위가 90~95%라고 하면, 'LTE 전국망'이라는 표현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실제로 주민등록상 84개 시(市)에는 전국 인구의 약 92%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84개 시'란 서울·부산·광주 등 특별시·광역시와 일반 시를 모두 포함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裏面)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넓이 기준으로 따져보면 84개 시의 면적(4만4111㎢)이 전국 면적(10만148㎢)의 44%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즉, 소비자가 이 회사의 4세대 휴대전화기를 들고 전국을 여행한다면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는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기존 3G 통신망에 연결된다는 뜻이지요.
다만 LTE 통신망 구축에 일찍 뛰어든 LG유플러스는 군(郡)지역까지 통신망을 깔아 이용 가능 면적이 더 넓습니다. 이 회사는 사람이 살지 않는 깊은 산과 무인도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국의 80% 이상 지역(인구 기준 99.9%)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살고 있는 사람 기준'으로는 90% 이상에게 제공되지만, '땅의 넓이 기준'으로는 44%에서만 가능한 통신망은 과연 '전국망'일까요, '지역망'일까요? 판단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장원준 기자 wjj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