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개혁개방 1번지로 유명한 선전(深圳)의 집값이 근년 들어 폭등하면서 현지에 있던 기업들이 이를 견디다 못해 하나둘씩 떠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인터넷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闻)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웨이신 모멘트(微信朋友圈, 중국판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중국 최고 스마트폰 제조기업을 부상한 화웨이(华为)가 선전에 있는 본사를 이전할 것이라는 설이 확산됐다.
실제로 화웨이는 단말기 본사를 광둥성(广东省) 둥관(东莞)에 세울 계획을 세우고 2012년 둥관에 법인을 설립한 후 3년간 거액을 들여 본사를 짓기 위한 부지를 매입해왔다.
둥관시정부에 따르면 화웨이 단말기본사 이전은 현지의 중점 프로젝트 중 하나로 부지 면적은 126만6천평방미터에 달한다. 투자규모는 100억위안(1조8천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17억위안(3천억원)에 대한 투자를 집행한 상태이다.
화웨이 뿐만 아니다. 애플의 중국 하청업체로 유명한 팍스콘(Foxconn, 중국명 富士康) 역시 지난 2009년 이후 주요 생산라인을 서부 지역으로 옮겼으며 선전에 있는 본사 인원 역시 점차 로봇으로 대체해 30만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20만명으로 줄었다.
신문은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근년 들어 폭등하고 있는 선전의 집값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지수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주택의 평균 거래가는 1평방미터당 5만354위안(907만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2.84% 증가했다.
국가통계국 통계에서도 선전 집값은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중국 주요 도시 중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3.4%나 증가했다.
신문은 "이같은 집값 상승으로 거주 비용은 물론 취업, 창업 등 비용도 늘어 기업들의 임대료 부담이 갈수록 커졌다"며 "수많은 기업이 인력이 풍부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드는 내륙 지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고급인재 역시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전에서 금융업계에 조사하고 있는 자오(赵) 씨는 "선전의 땅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수많은 기업이 이전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선전의 직장인들 역시 이미 선전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