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퍼 A 씨는 평소 자신보다 비거리가 짧았던 친구 B 씨의 티 샷이 자신보다 매번 더 나가자 당혹스러웠다. 그렇다고 B 씨의 스윙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드라이버도 예전 것 그대로였다. 비밀은 골프공에 있었다. B 씨는 동반자 몰래 ‘스몰 볼’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 평소 비거리가 짧아 고민하던 B 씨는 15야드 이상 더 나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스몰 볼을 사용하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 스몰 볼 사용자 대부분은 동반자조차 모르게 사용하는 비거리 핸디캡을 극복하는 ‘비밀병기’인 셈. ‘스몰 볼’은 공식 대회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비공인구. 하지만 비공인 고반발 드라이버처럼 시니어를 중심으로 한 주말골퍼들의 경기에서는 제재를 받지 않는다.
영국황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1988년부터 ‘라지 볼’을 공인구로 정하면서 “직경은 1.680인치(42.67㎜) 이상이어야 하고, 무게는 1.62온스(45.93g)를 넘지 않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스몰 볼은 직경이 라지볼에 비해 최대 1㎜ 작고, 무게도 최대 1g 정도 무거운 편이다. 직경의 차이는 용적이 적어져 공이 비행하면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현저히 감소시켜 스몰 볼은 라지 볼보다 10~20야드 정도 더 거리를 보내게 된다는 것. 반면 라지 볼은 비거리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컨트롤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국산 골프볼 메이커 볼빅과 빅야드는 ‘비거리 전용’으로 스몰 볼을 개발, 상당수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빅야드는 라지 볼보다 0.1m 작고 0.5g 더 나가는 ‘DT300’을 판매하고 있고, 볼빅은 직경이 1m 작고, 1g 더 무거운 ‘마그마’를 생산하고 있다. DT300은 공인구와 육안으로 구분이 안 가는 편이고, 마그마는 3피스로 개발, 스핀력도 겸비한 제품이다.
B 씨처럼 이유 없이 비거리가 늘었다면 한번쯤 동반자가 사용하는 골프 공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아울러 비거리에 한이 맺힌 골퍼라면 동반자 몰래 한번쯤 사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