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형 박리다매 전략
이용료 15분에 최고 4만원
기존 퇴폐업소의 반값
키스방·안마방 속속 전업
인터넷 등서 은밀히 홍보
경찰들 "단속 쉽지 않다"
지난 21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5층짜리 건물. CCTV가 층마다 설치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육중한 철문이 나타났다. 문 안으로 어둑한 조명 아래 소파가 놓인 3.3㎡(1평) 남짓한 방이 여러 개 보였다. 가게 입구에는 '귀 청소'라고 적혀 있었지만 요금을 받은 남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짜로 적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곳은 '립카페' 혹은 '립다방'으로 불리는 유사성매매 업소였다.
불경기에 맞춰 가격을 파괴한 신종 성매매업소가 끊임없이 생기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더 싼 가격에 더 자극적인 서비스'라는 문구를 내세워 손님을 유인한다.
그 대표적 업종이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립카페'와 '샤워방'이란 곳이다. 올해 초 서울 강남에 처음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립카페는 입술을 뜻하는 '립(Lip)'과 카페가 합성된 말이다.
커피나 차를 제공하고 입으로 손님을 만족시켜준다고 한다. 이용 요금은 15분에 3만5000~4만원.
가격은 기존 퇴폐업소의 30~50% 수준이지만 퇴폐의 농도가 짙어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여종업원 역시 손님 1명당 받는 돈은 적지만 '회전율'이 높아 불만이 없다고 한다. '박리다매' 전략인 것이다.
업소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낮은 가격으로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평소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지 못할 정도고,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립카페는 기존 유사 성매매업소인 키스방·안마방·유리방에서 전업한 업소도 있고, 망한 비디오방을 개조한 곳도 있다.
이번 여름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샤워방'은 립카페보다 1만원가량을 더 받지만 샤워시설을 갖춰놓고 여종업원이 목욕을 도와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서울 강남과 신촌 일대에 5~6개 업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희한한 퇴폐업소가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은밀하게 홍보하고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곽래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