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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출신들, 빅데이터로 암 치료 나서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6.14일 06:52

의료·헬스분야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사가 환자 진료 시 활용하는 전자의무기록(EMR)을 비롯해 개인진료차트, 건강보험 통계, 의사의 임상노트, 병원수납시스템 등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데이터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매일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된 표준 데이터로 변환해 진료 및 치료 시 분석자료로 활용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면 조기에 병을 진단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안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료·헬스분야는 빅데이터의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플래티론 헬스는 암 진단 및 치료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최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플래티론 헬스가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는 의료 IT 서비스 플랫폼인 ‘온콜로지클라우드(OncologyCloud)’는 병원과 의사, 환자를 대상으로 암 진단 및 치료 관련 분석 툴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 암 진단과 치료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래티론 헬스는 냇 터너와 재크 와인버그라는 두 명의 청년 창업가가 2012년 공동 창업했다. 둘 다 의료분야에는 문외한이었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냇 터너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인물로 세이미디어, 퍼스트 라운드 캐피털 등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재크 와인버그 역시 와튼스쿨 출신이다. 이트나우라는 기업을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플래티론 헬스 공동 창업자인 냇 터너 CEO(오른쪽)와 재크 와인버그 COO

종양학과 빅데이터의 결합

냇 터너와 재크 와인버그가 창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사람은 플래티론 헬스 창업 이전에 이미 인바이트 미디어라는 인터넷 광고업체를 설립, 대박을 친 경험을 갖고 있다. 2007년 두 사람이 공동 설립한 인바이트 미디어는 2010년 6월 구글 자회사인 더블 클릭에 8100만 달러에 매각됐다. 공동 창업자인 터너와 와인버그는 인바이트 미디어를 구글에 매각한 후 구글 소속으로 근무하다 2012년 6월 플래티론 헬스를 창업했다. 인바이트 미디어 매각 대금이 플래티론 헬스 설립자금으로 들어간 것이다.

공동 창업자들이 플래티론 헬스를 창업한 것은 친척과 지인 중에 암환자가 있었던 게 중요한 배경이 됐다. 특히 냇 터너는 일곱 살 난 조카가 백혈병 판정을 받으면서 백혈병과 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암 질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암 진단 및 치료분야에서 빅데이터 기술의 활용이 매우 부진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다른 산업에선 빅데이터 활용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반해 의학 분야, 특히 암 진단 및 치료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 암 진단 및 치료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

공동 창업자인 냇 터너는 “데이터마이닝과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종양학(Oncology) 분야에 적용하면 암 진단과 치료분야에서 획기적인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암환자들이 항암 화학요법 치료(chemotherapy)를 많이 받지만 효과가 잘 입증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의학적 이슈 등에 관해서도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대부분 암 병원이나 종양학자, 암 연구자들이 다른 산업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도구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공동 창업자의 창업 의지를 북돋았다. 터너와 와인버그는 창업 과정에서 매주 수 십 명의 종양학자와 브레인 스토밍을 갖고 암 치료과정의 개선을 모색했고 종양학 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설립 필요성을 인식, 플래티론 헬스를 설립했다. 미국 내 암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이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암 진단 및 치료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현재 미국 내 1500~2000개 병원과 200여 개 암센터에서 플래티론 헬스의 온콜로지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플래티론 헬스 측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암환자 데이터의 4% 정도만 임상단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나머지 96%의 데이터는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암환자가 생기고 있지만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거나 분석자료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냇 터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암환자 정보의 94%는 EMR 속에 갇혀 있다”며 “우리의 비전은 96% 암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직화해 의사, 환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티론 헬스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는 EMR 서비스인 ‘온코EMR(OncoEMR)’을 비롯해 환자 개인 통합정보차트인 ‘씨유어차트(SeeYourChart)’, 수납시스템인 ‘온코빌링(Oncobilling)’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들 서비스에서 추출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코애널리틱스(OncoAnalitics)’ 등 온콜로지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슬로언 캐터링, 마운틴 시나이스 아이칸 인스티튜트 등 유명 암병원들도 자신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플래티론 헬스와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티론 헬스는 특정 병원에서 산출되는 데이터를 활용하기보다는 다수의 병원 및 환자로부터 산출되는 방대한 치료 및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료: 플래티론 헬스 홈페이지

특히 플래티론 헬스의 온콜로지클라우드 플랫폼은 암환자의 진단 및 치료 관련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분석툴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 및 처리하고 정제할 수 있는 일종의 데이터 변환 엔진이다. 이를 통해 한층 구조화된 실시간 종양 데이터 분석과 지능(인텔리전스)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HIPAA(의료정보보호법)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호환성을 제공, 정보의 공유가 간편해졌다는 점도 이 회사 솔루션의 장점으로 꼽힌다.


구글벤처스 등 VC의 집중 구애

플래티론 헬스가 암 진단 및 치료 시장에서 새삼 주목 받은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암 전문 IT 솔루션 업체인 알토스 솔루션스를 인수하면서다. 2004년 설립된 알토스 솔루션스는 미국 최초의 웹 기반 EMR 업체다. 이 회사의 온코EMR 솔루션은 종양학자나 의사가 암환자에 대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환자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회사는 2008년 환자 포털 서비스인 시유어차트를 런칭했으며, 이어 암 전문병원 수납솔루션인 온코빌링을 내놓았다. 또 2010년에는 ‘온콜로지 매트릭스(Oncology Metrics)’라는 암 치료분야 IT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면서 암 진단 및 치료 시장에서 탄탄한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5월 현재 알토스 솔루션스는 미국 내 1300여 개 병원과 수 천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EM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5만 명 이상의 미국 내 암환자가 알토스 솔루션스의 SW를 활용해 암 치료를 받고 있어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다.

플래티론 헬스는 지난해 알토스 솔루션스를 전격 인수하면서 암 진단 및 치료분야의 IT 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알토스 솔루션스 인수를 통해 이 회사의 EMR, 개인환자차트, 수납솔루션 등을 한꺼번에 획득하고 이들 솔루션으로부터 습득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솔루션 시장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알토스 솔루션스의 IT 솔루션을 온콜로지클라우드 플랫폼에 포용함으로서 암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냇 터너는 알토스 솔루션스를 인수하면서 암환자에게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플래티론 헬스는 창립한 지 얼마 안 된 2012년 구글 주도로 이뤄진 펀딩 행사인 ‘시리즈A’를 통해 8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당시 구글벤처스, 퍼스트 라운드 캐피털, IA벤처스, 더 소셜 플러스 캐피털 파트너스 등이 펀딩에 참여했다.

플래티론 헬스는 지난해 ‘시리즈B’ 펀딩을 통해 1억 3000만 달러의 자금을 구글벤처스 등으로부터 추가로 투자받았다. 구글벤처스가 주도한 펀딩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규모이며 의료 SW 분야 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한다. 특히 두 차례의 펀딩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끈 구글벤처스는 최근 생명과학분야에 의욕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벤처스는 지난해까지 생명과학, 모바일, 컨슈머, 상거래 등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전체 투자업체 282개 중 36%가 생명과학과 헬스분야다. 빌 마리스 구글벤처스 매니징 파트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명과학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실제 이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 암환자 5명 중 1명이 플래티론 헬스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며 “이번 투자로 암 치료에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플래티론 헬스 역시 의료 IT 분야 신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너와 와인버그는 구글에 근무하면서 동시에 의료산업 분야 엔젤투자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벨바이오시스템스, 닥터 에비던스, 지노메라, 메딕, 오스카, 케어 앳 핸드 등 3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회사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건강 및 의료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향후 이들 업체와 플래티론 헬스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플래티론 헬스는 이 같은 투자 활동과 별도로 다양한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견고히 하고 있다. 최근 벡터 온콜로지, 국립 포괄 암 네트워크(NCCN) 등과 협력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암 관련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여 진단보고서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보관소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IT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플래티론 헬스의 선전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글 장길수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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