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22).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11일(현지시간) 흑인 9명을 총격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22)에게 최종적으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증오범죄로 연방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첫 사례다.
딜런 루프는 21살이던 2015년 6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흑인교회에서 폐회기도를 하던 신자들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해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지난달 증오범죄, 무기소지법 위반, 종교활동 방해 등 33개 죄목으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10일에는 12명의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루프에게 사형을 내렸다.
재판에는 30여명의 유족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당일 상황을 증언했다. 루프는 당시 최소 77발을 발사해 흑인 9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루프는 증언이 이어지는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했으며 적극적으로 변론에 나서지도 않았다. 루프는 전날 배심원단의 판결을 듣고 난 뒤에도 "여전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차드 게젤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이 재판은 오직 패자만 있다"고 짧게 말한 뒤 형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악마' '사탄의 자식' 등 비난을 퍼부었다. 고(故) 수지 잭슨의 유족인 게일 잭슨은 "매일 거기 앉아, 결코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다"며 "네 영혼이 지옥에 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은 그를 용서하기도 했다. 희생자 신시아 허드슨의 시누이인 쉐리아 카퍼스는 루프에 대한 면회를 신청, 그를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또다른 희생자 유족인 블론델 개즈던은 "그의 잘못은 '마음의 병'"이라며 "신이 이를 치유하길 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연방법이 증오범죄에 사형을 선고한 첫 사례다. 연방정부는 1976년 이후 단 3명의 범죄자에게만 사형을 선고했으며 마지막 인물은 2013년 보스톤 마라톤 폭탄 테러를 일으킨 조하르 차르나예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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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