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출정식서 트럼프 모방
결선에선 마크롱에 패할 듯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1)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를 본뜬 ‘라 프랑스 다보르(프랑스 우선)’를 외치며 대규모 대선 출정식을 했다. 르펜 대표는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 반이슬람, 반이민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세몰이에 나섰다.
5일 AFP 통신과 프랑스 24 등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이날 리옹의 한 체육관에서 3000여 명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선 출정식을 치렀다. 그는 이날 출정 연설에서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한 것을 칭찬하면서 대선에 승리하면 EU 탈퇴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EU가 프랑스의 주권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지 않으면 나는 프랑스 국민에게 EU 탈퇴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토가 프랑스와 관계없는 전쟁에 프랑스를 끌어들이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나토 탈퇴도 공약했다. 르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기 등 보호무역주의를 모방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과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거부를 내세웠다.
르펜 대표는 또 “세계화는 국가의 권한을 박탈하는 경제적 세계화와 함께 다른 종류의 세계주의, 이슬람 근본주의 탄생에도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프랑스 국민이 테러리즘과 이슬람 근본주의 밑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범죄에 대한 무관용 정책, 경찰력 1만5000명 증강, 프랑스 외곽 도시 경계 강화,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을 약속했다. 르펜 대표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1차 대선 투표(4월 23일)에서는 지지율 1위를 차지하겠지만 결선 투표(5월 7일)에서 사회당 출신 무소속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에게 큰 표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출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