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선언 절차를 돌연 연기했다. 먼저 스페인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카탈루냐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10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자치의회 연설에서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의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의회에 독립 선언절차를 몇 주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지난 1일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자치정부는 분리독립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도 “우리는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독립선언 절차를 중단하고 스페인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푸지데몬 수반은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갈등을 풀기 위해 국제사회가 중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카탈루냐는 지난 1일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90%의 압도적 찬성률이 나오자, 이날 자치의회에서 투표 결과를 공식 의결하고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할 예정이었다. 벼랑 끝으로 치닫 던 카탈루냐 분리독립 사태가 일단 멈춘 것이다.
최근 카탈루냐 내부에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급부상했다. 지난 8일 카탈루냐 최대 도시인 바르셀로나에 시민 수십만명이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35만명(시 경찰 추산)~95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분리독립 이후 카탈루냐의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유럽연합(EU)은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택하면 EU에서 자동으로 퇴출된다는 입장이다.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고, 경제적 교류도 제한을 받게 된다. 카탈루냐 지역만 EU 내에서 고립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카탈루냐에 기반을 둔 카이사방크와 사바델 등 은행들은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밝힌 상태고, 지역 대기업인 알베르티스 역시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로 본사를 옮길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 역시 카탈루냐의 독립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가 독립 선언을 강행할 경우 자치권 중단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결국 부담을 느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완전한 분리독립 대신 스페인 내부에 머물면서 자치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