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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125] 어머니의 참사랑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3.01.07일 17:18
위챗동아리를 통해 만난 문학친구 한태익 회장님은 1956년생으로 70고개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이다. 며칠전 개구쟁이시절 어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감명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선생은 아버지 한종해(1904년−1979년)와 어머니 조명숙(1910년−1986년)의 열네번째 막둥이 아들로 태여났다.

형제가 열넷이라면 누가 들어도 눈이 화잔등같이 커질 것이다. 허나 실은 큰형님은 렬사이고 그 아래로 홍역으로 여덟 자식을 잃어서 한선생은 다섯번째 자식이다. 한선생 어머니는 아홉 자식을 잃은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남은 다섯 자식을 훌륭히 키워 주위사람들의 본보기로 되였다.

한선생이 학교에 붙기 전의 일이다. 당시 시골마을에 유치원이 없어 한선생은 어머니를 따라 자류지로 갔다. 밭에 들어서는 순간 “와!”, 새노란 호박꽃이 활짝 피여 기분이 너무 좋았다. “호박꽃 꽃즙,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되여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 호박꽃 꽃즙을 빨아 먹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라고 한선생은 말했다. 한선생은 마치 누가 시키기나 한 듯 팔소매를 쓱쓱 걷어올리고 코를 땅에 대일듯 말듯 엎드려 호박꽃 하나하나 요정을 냈다. 꿀벌들이 윙윙 호박꽃을 찾아 머리 우로 날아옜지만 미처 그걸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

한참 씩씩거리며 여기저기 분주히 서두르다가 뒤돌아보니 잠깐 사이 그 이쁘던 호박꽃은 억망진창이 되였다. 이 모든 것을 밭김 매는 어머니가 다 보았다. 하지만 한선생 어머니는 하시던 일만 하고 한마디 말씀도 없었다. 어머니가 아무 말 없으니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여기저기 넘나들며 호박꽃 꿀을 빨아들였다. 모르긴 하겠지만 요정낸 호박꽃이 가을에 가서 호박 농사 한수레는 잘될 것 같다 했다.

한참 후 수라장이 된 호박밭에 멍하니 서있던 한선생은 “엄−마,흑−흑− 나 잘못했어요!” 어린 나이지만 자기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알았는지 먼저 어머니에게 사과하며 쿨쩍거렸다. 어머니는 여전히 아무 말씀 없으시고 하시던 일을 다 마무리 한 후 “막내야, 이리 와.”라고 하며 두팔을 벌려 끌어안아주었다.

“엄−마”, “울지마, 괜찮아! 엄마가 못나서 너를 개눈깔사탕 한알 못 사먹여서 마음 아프구나. 그리고 다음 번에는 절대 그러지 말고 또 남의 것은 더 안돼!”

크게 욕 먹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등을 톡톡 다독여주는 어머니의 사랑이 어린 가슴에 촉촉이 젖어들었다.

1972년 한선생은 초중을 졸업했다. 고중은 추천받아야 할 때이다. 추천 명액에 뽑히지 못해 농촌에 내려가 빈하중농의 재교육을 받아야 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여하를 불문하고 재학을 하더라도 꼭 고중에 가야 한다며 겨울 추위를 마다하고 시집간 셋째딸의 아기를 업고 천수촌당지부 서기네 집을 여러번 다니며 끝내 해결을 보았다.

어머니를 비롯해 온집 식구들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한선생은 다시 재학하게 되였고 화룡고중에 다니게 되였다. 1975년 화룡고중을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간 그는 1977년 대학입시를 회복한 첫해에 연변사범학교에 입학하게 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화룡태평중학교 어문교원으로 5년간 사업하면서 영광스럽게 중국공산당에 가입했으며 우수한 제자들을 륙속 양성했다. 사업의 수요로 화룡현방송국 편집부 주임, 부국장, 연변방송국 화룡시 특파기자, 연변라지오텔레비죤신문사 편집부 주임, 생활안내신문사 사장,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 〈이 밤을 함께 해요〉 프로 편집 등 평범한 일터에서 자신의 사업 열정과 빛을 뿌리며 2016년에 퇴직했다.

적지 않는 사람들은 퇴직하면 할 일이 없어 마작판이 아니면 무도장에 가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지런하고 근면성에 락인이 찍힌 한선생은 정년퇴직한 후에도 재직 때보다 할 일이 더 많아 걱정이란다.

2000년에 백두산문인산악회에 가입하여 10여년 동안 등산활동을 이어왔고 지금은 모사모등산협회와 동행하며 계속 등산활동을 견지하고 있다. 한선생은 200여명이 넘는 조선족디카시협회 비서장으로 활약하며 몇백수의 디카시를 썼고 동영상도 편집하였다. 그중 66편을 선정하여 국가통용언어문자와 조선어로 편찬하여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10년이란 출판 력사를 가진 《생태문예》 잡지 동호회 부회장으로 5년 동안 있다가 회장을 맡은 지 이제 1년이 된다. 한선생은 더욱 분발된 열정으로 더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매년 4기씩 잡지를 편집, 출판하여 회원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는데 많은 업여 문학창작 애호가들의 글쓰기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시 태여나도 어머니 조명숙의 막내아들로 어리광 부리며 사랑받고 싶다고 한선생은 말한다.

한선생 어머니의 참사랑이 널리 알려지고 한선생의 풍요로운 황혼생활이 더 멋지게 펼쳐지기를 바란다.

/김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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