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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공모19]중환자 어머니를 모시고 지극정성 10년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12.27일 14:57

부모와 함께 있는 박천식( 뒤줄 오른쪽 세번째)과 정향운(뒤줄 오른쪽 두번째)

매하구시 백화상점에서 근무하는 박천식(55세)은 안해 정향운 (53세)과 함께 뇌혈전에 걸려 운신이 어려운 장모를 10년간 모시고있다.

2003년, 한아빠트단지에서 살며 어머니(당시 74세)를 보살펴주던 정향운의 오빠네 부부가 한국으로 가게 되여 어머니를 보살펴 드릴 사람이 없게 되였다. 언니가 있지만 집이 작은데다가 시부모를 모시고있는 형편이라 부득불 막내인 향운이가 어머니를 모셔야 했다. 남편한테 말하자 하니 차마 입을 떼기 힘들어 한숨을 짓는데 《이 좋은 세월에 한숨은 왜?》하며 남편이 묻자 정향운은 어머니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만한 일로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짓는단 말이요? 난 또 무슨 큰일이 생겼다구? 장모야 우리가 모셔오면 되잖소!》라고 했다.

그때부터 향운이는 친정어머니를 모시게 되였다. 이듬해인 2004년 7월18일 향운이는 어머니와 두 딸을 남편에게 맡기고 한국로무를 떠났다. 두 딸의 학잡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늘 병원출입을 하는 어머니를 보니 지출이 곱으로 늘어났던것이다. 대학교에 갈 딸들의 학비도 미리 마련해야 했다.

향운이가 한국으로 간지 몇달도 안되여 그의 어머니가 뇌혈전에 걸려 쓰러졌고 넘어지면서 골절까지 되여 수술치료를 받아야 했다. 박천식은 장모시중 드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고생은 둘째치고 사업에 영향이 있고 장모를 잘 보살펴드릴수가 없었다. 박천식은 안해에게 당장 돌아오라고 전화했다.

향운이는 2004년 12월 25일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귀로에 올랐다. 남편의 말처럼 돈은 앞으로도 벌수 있지만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하면 후회의 눈물만 흘릴것 같았다. 이들 내외는 오늘까지 자리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원망 한마디 없이 살뜰히 보살펴주고있다.

넉넉치 못한 생활형편에서 어머니한테만 맛있는 음식을 해드렸고 어떻게 하든 어머니의 병을 고쳐보려고 좋다는 약은 다 썼다. 때론 의사들이 인제는 년세도 많아 회복될 가망이 없으니 비싼 약을 쓰지 말라고 권고해도 그들 내외는 자식된 도리로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약 쓰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는 몇번이나 위험한 고비를 넘기게 되였고 병에 걸려서 지금까지 10년간 잘 견뎌내 84세 고령이 되였다.

반신불수인데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늘 옷과 이불을 더럽혀서 날마다 빨래를 하고 목욕을 시켜야 한다. 어떤 때는 금방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혔는데 옷에 또 대변을 보는것이다. 이들 부부는 눈살 하나 찌프리지 않고 아무 말없이 다시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힌다. 어머니가 난감해하면 향운이는 웃으며 위로한다.

《괜찮아요. 엄마는 나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나요? 제가 조금이라도 보답할수 있어 다행이예요. 엄마가 살아계시는것만도 저에게는 큰 행복이요.》

향운이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흘러간 노래를 틀어드리기도 하고 결혼하기전에 연변가무단의 독창가수였던 그는 어머니에게 노래도 잘 불러드린다.

박천식과 정향운이가 밤낮으로 고생하는걸 보고 친구들은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고 한국에 돈벌러 가라고 권고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이들은 《어떻게 운신도 제대로 못하는 어머니를 양로원에 맡기겠어요. 양로원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는 마음을 놓을수 없어요 .》고 말한다.

3년전부터 향운이의 어머니는 병이 가중해져 전신마비가 왔다. 부부는 어머니를 아예 자기들의 방에 모셔다 함께 자면서 시중을 들고있다.

한밤에 수시로 일어나 어머니를 돌려눕히고 대소변을 보면 두 사람이 함께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히고 한다. 통잠을 잘 때가 거의 없다.

아침이면 향운이는 서둘러 밥을 짓고 박천식은 장모에게 치솔질을 시키고 세수를 시키고는 급히 밥을 먹고 출근한다. 박천식은 장모가 답답해한다며 여름이면 장모를 택시에 태우고 산에랑 강변에랑 가 산책한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머니의 겨울옷을 빨려고 옷장을 뒤지던 향운이는 난데없는 편지봉투를 발견했다. 봉투속에는 어머니의 유일한 재산인 아빠트를 친손자에게 준다는 유서가 있었다. 이 유서를 보는 순간 향운이는 고까운 생각이 들었다. 막내딸인 자기와 남편이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돌보고있는데 자기네와 상의도 없이 집을 친손자에게 주다니? 비록 그 집을 가지려고 생각한적도 없거니와 바라지도 않았건만…그날 향운이는 온종일 기분이 나빴다. 그날저녁 퇴근하여 돌아와서 장모의 옷을 빨려고 팔소매를 걷어올리던 박천식은 안해의 얼굴표정을 보고 《오늘은 왜 안색이 좋지 않소? 어디가 아프오?》고 물었다.

향운이는 머뭇거리다가 남편을 외딴곳으로 끌고가서 어머니가 유서를 쓴 일을 말하고 이렇게 덧붙였다.

《어머니가 너무하시는건 아닌가요? 우리가 모든 정성을 다해서 모시는데 마음은 엉뚱한데가 있어요》

그 말에 박천식은 안해를 질책하듯 말했다. 《아니, 그럼 당신은 집을 바라고 어머니를 모셨단 말이요?》

《그런건 아니지만 … 당신 보기가 미안해요.》

《미안할것 있소?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어머니를 모시는것이 아니잖소. 자식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것뿐이요. 집을 누구에게 주든 그건 장모가 할 일이고 우리는 오직 장모의 뜻을 받들어주고 기쁘게 해드릴 의무가 있을뿐이요.》

향운이는 남편의 고마운 마음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후 향운이는 어머니가 안심하도록 어머니가 보시는데서 그 유서를 조카에게 주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0년간 많은 고생을 했지만 보람있게 보낸 10년이라 한다. 큰딸 연매는 연변대학을 졸업하고 천진 외환은행에서 근무하고있고 둘째딸 화매는 이제 대련리공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어머니를 잘 모신데서 지금 어머니와 함께 있는것이 행복하단다.

/매하구 김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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