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경제 > 유통/소비자
  • 작게
  • 원본
  • 크게

'중독' 국산 성능이 더 좋구나 근데 명품 살래요

[기타] | 발행시간: 2013.02.03일 13:43
지난해 이른바 ‘벤츠 유모차’로 불리는 고가의 수입 유모차가 그것의 반값도 되지 않는 다른 유모차들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백화점에서는 해당 유모차를 사려면 구매 후 한 달 넘게 기다려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모차 11개 제품(국산 2개, 수입산 9개)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지난해 11월 29일 발표했다.

특히 그 중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구매해 유명해진 노르웨이의 스토케 엑스플로리(169만원)와 미국 오르빗G2(145만원)은 6등급 중 4등급에 해당하는 ‘미흡’판정을 받은 반면, 두 제품 가격의 약 30~40% 수준에 불과한 국내산 리안 스핀(69만8000원)은 ‘만족’평가를 얻어 외제 유모차 가격거품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 김자혜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발표 이후 평가 대상이었던 제품을 모두 10~2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내놨는데 스토케와 오르빗이 가장 먼저 팔렸다”며 “국내 제품이었던 리안은 결국 할인 폭을 넓혀 한 달 후에 겨우 팔렸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당시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만큼 조금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평가 받아도 이런 결과를 얻어 놀랐다”며 “아무래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높은 과시소비, 모방소비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사무총장의 주장대로 아직도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외제 유모차를 선호하고 있다.

◇ 고가의 수입 유모차들이 그것의 반값도 되지 않는 다른 유모차들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 백화점에 입고된 '스토케' 모습. ⓒ 데일리안

본 기자가 1일 일산 지역 백화점들 내 유모차 판매점을 둘러본 결과 거의 모든 판매점에서 외국산 유모차만 전시해 판매하고 있었다. 국내 제품으로는 압소바가 유일했다.

일산 현대 백화점에 입고된 오르빗 판매 관계자는 “보도 이후 타격은커녕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며 “지금(1일) 구입하시면 설 연휴 지나고 이달 중순쯤에나 받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일부 손님들이 리안 입고를 문의하셔서 잠시 제품을 들여놨었는데 딱 3대만 팔리고 나머지는 지하창고에 보내진 상태”라며 “리안이 가격대비 좋은 제품은 맞지만 실제로 찾는 손님들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산 롯데 백화점 스토케 판매 관계자도 “손님들이 거의 외제유모차를 선호하신다”며 “최근에는 기존에 노르웨이, 미국, 영국 외에도 스페인 등 다양한 외국제품들이 입고되고 있는데 대부분 100만원 이상이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아울러 “물론 지난해 발표된 평가가 공신력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고 하지만 평가기준이 다소 미흡했던 부분도 있다”며 “요새 젊은 주부들도 굉장히 깐깐하다. 제품마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구매하기 때문에 단순히 외제품이라고 사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외 제품들 중 상당수가 곧 나올 2013년 신형 모델들이 약 10~15%가량 가격인상을 할 전망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실제로 스토케를 구입한 일산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28·여)는 “나를 포함해 주변 어린이집, 문화센터에서 만난 엄마들 모두 첫 아이 때는 외제유모차를 사는 편”이라며 “과시욕 때문에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모님들에게 선물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특히 점원들이 손주에게 뭐든 해주려는 부모님들의 심리를 자극해 ‘이왕이면 외제가 좋다’ ‘첫 아인데 좋은 것 하시라’ 식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탓에 부모님들이 지갑을 열게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씨는 “솔직히 제품마다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게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그저 모방심리, 과시소비로 인해 계속해서 이런 구매가 이어진다면 외국 제품들의 가격거품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소비자들의 선택의 자유는 인정하되, 자칫 모방심리로 인한 비합리적 소비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이같은 고가 유아용품 구매 열풍은 대부분 아이의 조부모들의 보상심리에 기인한다”며 “예전에는 돈이 있어도 제품이 없어서 자식들에게 못 사줬던 것을 손주들에게라도 사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변 연구실장은 이어 “비록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품을 평가를 했을지라도 그 평가기준이 소비자의 그것과 다르다”며 “가령, 소비자는 ‘A제품은 브랜드마크만 봐도 기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건 그 기관에서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품질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런 요소들까지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소비는 계속해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김 사무총장도 “물론 소비자들의 소비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누가 사서’ ‘다른 사람들도 사니까’식의 소비풍토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더 좋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정보도우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수정 기자]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0%
30대 25%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0%
30대 25%
40대 0%
50대 0%
60대 25%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사진=나남뉴스 '미스트롯3' 善 배아현이 자신을 뒷바라지 해 준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해묵은 갈등 사연을 언급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12일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다음 주 예고편 영상에서 배아현이 새로운 '딸 대표'로 출연한 장면이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뉴진스 긴 휴가 받을 것" 어머니 A씨, 하이브 대표 대화 '폭로' 충격

"뉴진스 긴 휴가 받을 것" 어머니 A씨, 하이브 대표 대화 '폭로' 충격

사진=나남뉴스 걸그룹 뉴진스를 둘러싼 어도어와 하이브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뉴진스 멤버 어머니 A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13일 한 언론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A씨는 "박지원 대표님이 아이들에게 긴 휴가를 주겠다고 했다"라며 충격적인 내용을 털어

“경호원 뚫더니 팬들과 대면” 김지원 행동에 팬들 감동

“경호원 뚫더니 팬들과 대면” 김지원 행동에 팬들 감동

배우 김지원(나남뉴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출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지원(31)이 의도치 않게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앞서 김지원은 지난 5월 12일(일) 명품 브랜드 프로모션 참석차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딸 같이 양육할래?” 김승수, 양정아에게 청혼?

“딸 같이 양육할래?” 김승수, 양정아에게 청혼?

배우 김승수(52), 양정아(52) 배우 김승수(52)가 동료 배우이자 절친인 양정아(52)에게 딸을 같이 양육하자며 청혼(?)해 이목을 끌고 있다. 김승수는 지난 5월 12일(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김승수는 이날 방송에서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