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탤런트 유준상(44)이 영화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 촬영 중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유준상은 “아직도 뛰지는 못한다. 비가 오면 무릎이 시리기도 한다. 마냥 젊은 줄 알았는데 40대가 되니까 액션이 힘들다. 파이터같은 느낌으로 훈련을 했고 급하게 몸을 만들었다. 그러다보니깐 다치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사당고등학교를 제패한 조용한 카리스마의 전설 ‘이상훈’을 연기했다. 완벽한 외모와 위협적인 태권도 실력으로 서울 강남 일대를 평정한 1진 중의 1진이다. 지금은 학창시절 친구 ‘손진호’(정웅인)가 회장인 회사에서 사고처리를 도맡는 홍보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손진호’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생방송 파이터 TV쇼 ‘전설의 주먹’에 얽히게 된다. 1진의 과거를 잊고 성공한 샐러리맨의 인생을 살다 어쩔 수 없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지만, 잊고 지냈던 파이터의 본능과 승부욕이 되살아나며 혼신의 승부를 펼치게 된다.
유준상은 “링에서 액션연기를 하다가 십자인대가 끊어졌다”고 밝혔다. “병원을 갔다가 나와서 다시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치고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정두홍 무술감독이 ‘너 울면 다 운다’고 해서 이를 악물고 촬영을 마치고 쓰러졌다. 온몸이 차가워지고 몸의 변화가 느껴졌다. 호흡이 가빠지고 눈동자도 풀리면서 마지막 순간이 온 줄 알았다. 정두홍 감독 손을 잡고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였다고 말해달라’고 한 후 구급차를 탔다”는 설명이다.
강우석(53) 감독도 “촬영 중 처음 겪는 심각한 부상에 링을 쳐다보기도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촬영을 하다가 응급실에 가본 적이 처음이다. 가면서 유준상의 손을 한 시간 정도 잡고 있었는데 준상이가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말을 계속 했다. 정두홍 감독은 옆에서 계속 울고 있었다. 영화 촬영하다가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구나 싶었다.”
“네 시간 정도 못 깨어나다가 서울의 병원으로 옮겼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울면서 유언 같은 말을 하는 유준상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울고 있는 정두홍 감독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그 다음날 촬영을 하는데도 전혀 잡히지가 않았다. 다음날 오후에 완전히 깨어났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다음날부터 조금 남은 격투기 신을 찍는데 화면을 쳐다 보기도 싫었다. 정두홍 감독에게 대신 찍으라고 말할 정도였다. 굉장히 괴로운 순간이었다”며 진저리를 쳤다.
“성지루도 첫날 허리가 나가서 절뚝절뚝 거렸는데 내가 안 알아주니까 앞을 계속 왔다 갔다 했다. 또 윤제문은 첫날 촬영하고 다음날부터 현장에 못 올 것 같다고 말하더라. 너무 많이 맞아서 촬영장이 무섭다고 토로했다”며 웃기도 했다.
‘전설의 주먹’은 고교시절 주먹 하나로 일대를 평정했던 세 친구가 25년 후 리얼액션 TV쇼에서 다시 만나 당시 미처 끝내지 못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4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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