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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실물 회복없이 주가만 뛰더니… ‘무제한 돈 풀기’ 부작용

[기타] | 발행시간: 2013.05.24일 22:27

ㆍ미 양적완화 종료 시사·중 경기위축 부담

ㆍ재정 악화·물가 상승 우려… 주가 요동

일본 닛케이지수가 지난 23일 폭락한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QE) 종료 가능성, 중국 경기 위축 우려 등 대외 악재와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라는 국내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무제한적인 돈풀기와 재정지출 확대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증시 이외에는 실물경제의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던 일본 경제에 재정건전성 악화와 물가상승 등의 우려가 가시화한 셈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구원할 아베노믹스에 대한 환상에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미국·중국발 악재 반영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 ‘앞으로 몇 번의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의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예상보다 빨리 끝낼 수도 있다는 시장의 분석에 힘을 실어준 발언이었다.

미국이 돈 풀기를 중단하면 미국 금리가 높아지게 되고, 해외에 나가 있던 돈이 안전성과 수익성을 갖춘 미국으로 다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는 자금이 유출돼 증시나 환율이 불안해진다.

여기에 23일 발표된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이 지수가 7개월 만에 처음 기준선(50) 아래로 떨어지자 중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일본 증시의 투자 심리가 급랭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위축은 안전자산인 엔화 선호도를 높이게 되고, 결국 엔화 약세로 크게 오른 일본 증시도 조정을 받게 된다.

■ 일 국채금리 급등… 재정부실 우려

세계 경제의 두 주축인 미국과 중국발 악재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주는 변수다. 그러나 유독 일본 증시가 급락한 것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게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다. 국채금리 상승은 가뜩이나 빚이 많은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떨어뜨리는 악재다. 일본 국채금리는 아베노믹스에 따라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확대하면서 지난달 4일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오름세로 돌아섰고 닛케이지수가 폭락한 23일에는 장중 한때 10년물 채권금리가 연 1.0%를 넘어 급등하기도 했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에 영향을 받아 일본 국채금리도 상승세를 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장기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3조6000억엔의 평가손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면서 “결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일본 정부의 이자비용이 7700억엔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의 국채 발행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40%에 달한다. 금리 상승은 정부의 재정을 부실하게 만들 뿐 아니라 채권가격 하락으로 은행들의 부실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여기에 주가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전략도 한몫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일본 주가는 공격적인 양적완화 및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지난해 11월13일 이후 80.4% 급등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단기 조정 욕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 깊어지는 아베노믹스의 그늘

엔저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심리적으로는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실물경제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엔저 약세에도 지난 1~4월 유럽 시장에서 도요타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고, 시장점유율도 4.6%에서 4.3%로 떨어졌다. 일본의 4월 무역수지는 8799억엔 적자였다. 10개월 연속 적자행진에 적자폭은 1979년 이후 최대치였다.

엔화 약세로 수입물가는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였던 수입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결국 국내 소비자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고, 일본 가계의 씀씀이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일본 개인소득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2월과 3월 각각 0.1%, 0%였다. 현금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 0.9%, 마이너스 0.3%로 뒷걸음쳤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이 늘고, 임금상승 및 소비촉진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아베노믹스의 ‘청사진’보다 무역적자, 국채금리 상승,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박재현 기자 parkjh@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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