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정범구(60) 전 민주당 국회의원이 12일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제 현실정치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한국 정치의 개혁을 위해 저에게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해 주셨던 많은 분께는 죄송하지만 이미 제 능력이 검증된 현실정치를 떠나 그나마 제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일지 고민해 보겠습니다"고 정계 은퇴 소회를 밝혔다.
그는 "확실히 현실정치는 사명감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능력'과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권력욕'이란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며 현실정치 개혁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어 "현실정치의 틈바구니에서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느껴야 했습니다. 작은 일이라고 시시하게 여긴 적은 없지만 큰일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잘못돼 가는 일에 대해서도 바로잡지 못하고 막아내지 못했습니다"고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재확인했다.
정 전 의원은 최근 4개월여 동안 유럽 여러 나라를 둘러봤다.
정 전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말로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데는 보통 사람도 반드시 책임이 있다'는 '국가흥망(國家興亡) 필부유책(匹夫有責)'을 페이스북에 끝으로 남겼다.
정 전 의원은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경희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르부르크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에는 CBS와 KBS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갑에서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돼 2002년 민주당 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민주당이 분열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자 2003년 11월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치평론가로 돌아갔다.
2007년에는 문국현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창조한국당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2008년 3월 통합민주당에 복당해 18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09년 10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보궐선거에 나서 현재 이 지역 국회의원인 경대수 후보를 누르고 재선했으나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경 의원과의 재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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