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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에게 아스날은 '독사과'?

[기타] | 발행시간: 2012.03.09일 13:51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아스날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 박주영. 그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하는 것은, 바로 병역문제다.

만 27세의 박주영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축구선수가 운동을 지속하면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뿐이다. 첫째는 상무 입대, 둘째는 경찰청 입단, 셋째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같은 국제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하는 것이다.

▲아스날의 박주영.

ⓒ EPL

어느 쪽이든 박주영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시간이다. 상무와 경찰청은 모두 나이 제한이 있다. 상무는 27세 까지 입대를 허용하고 있다. 박주영은 4개월 후에 만 28세가 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

남은 것은 29세까지 허용되는 경찰청 입단. 대신 규정상, 경찰청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대 1년 전 국내 축구협회 산하 소속팀으로 한 시즌 이상을 뛰어야 한다. 박주영이 정상적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서라면 늦어도 2014년까지는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로 돌아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병역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는 올림픽

박주영이 국내로 복귀하거나 경찰청에 입단하지않고도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올림픽 뿐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올린다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림픽축구팀은 23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있지만, 와일드카드로 23세 이상의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최대 3명). 현재 올림픽 본선 진출이 확정된 홍명보호는 와일드카드를 통한 공격력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주영은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홍명보 감독과 현재 올림픽팀의 주축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비록 한국은 동메달에 그치며 목표했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박주영의 활약과 리더십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주영이 직접 올림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현재 상황이나 그간의 행보를 보면 내심 올림픽 출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박주영이나 올림픽팀이나 2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2년간 다양한 고난을 극복하며 런던 올림픽행이라는 꿈을 이뤘다. 지역예선부터 다져온 조직력과 그간 공헌했던 선수들에 대한 형평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홍명보 감독이 본선 확정뒤 '지금 와일드카드를 거론하는 것은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아시안게임부터 박주영 축구인생은 꼬이기 시작

사실 박주영은 병역문제에 관해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기회를 얻은 바 있다. 아시안게임도 벌써 두 번이나 나갔고 올림픽 본선에도 참여했다. 물론 실력이 있기 때문에 부름을 받은 것이지만, 박주영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우선적으로 더 많은 배려와 기회를 받았다. 사실 기대에 비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아시안게임만 해도 병역면제 혜택이 아니었다면 A매치 강제 차출규정이 없는 아시안게임에 굳이 유럽파인 박주영이 참가를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올림픽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당시 아시안게임을 출전선수 명단을 허용 연령대보다 어린 21세 이하들로 꾸렸다. 그럼에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와일드카드를 써가며 유럽파인 박주영을 불러들였다. '아시안게임이 무슨 병역원정대냐?'는 곱지않은 지적이 나온 이유이기도 했다.

더구나 당시는 유럽 프로리그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소속팀 AS 모나코 관계자들을 설득해가며 출전을 강행했다. 만일 아시안게임 우승만 차지했더라면 박주영의 축구인생이 전혀 달라질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아시안게임 우승은 실패로 끝났고 그해 모나코는 2부리그로 강등돼 박주영은 새로운 소속팀을 물색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주영의 축구인생이 기회에서 위기로 꼬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박주영에게 더욱 불리해졌다. 박주영이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될 당시에도 곱지않은 시선은 있었지만 '특혜'나 무리수 논란에 크게 휩쓸리지않은 것은 그럴만한 실력과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박주영은 유럽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유일한 한국인 공격수였고, 올림픽팀은 확실한 해결사와 리더가 필요했다. 서로의 요구가 잘 맞아떨어져서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박주영은 비록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소속돼 있지만, 냉정히 말해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벤치 멤버일 뿐이다.

박주영, 브랜드에 매료됐던 건 아닐까

반면, 올림픽팀에는 23세 이하 연령대로 차출이 가능한 유럽파 선수들이 있다. 지동원, 손흥민, 석현준 같은 이들이 대안이라는 얘기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구자철이나 기성용 같은 선수들도 역시 23세 이하다. 이들이 모두 합류할 수 있다면 올림픽팀의 전력은 수직 상승한다. 굳이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전기회도 잡지못하고 있는 박주영을 무리해서 와일드카드로 불러들여야 할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박주영이 뛰어난 선수라고 할 지라도 올림픽 본선이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팀이 지역예선부터 공헌해 온 다른 선수들을 탁락시켜가며 박주영을 박탈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오히려 팀의 조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나마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박주영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임대나 이적뿐이다. 하지만 단지 올림픽 본선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이미 때가 늦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해도 동메달을 반드시 딴다는 보장은 없지만, 만일 와일드카드 발탁이 불발될 경우 박주영은 마지막 남은 기회마저도 놓치게 되는 셈이다.

차라리 박주영이 섣불리 아스날에 있지 않고,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프랑스리그나 출장기회가 보장된 다른 유럽팀에서 꾸준한 경기감각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올림픽 본선을 노렸다면 어땠을까.

박주영은 아스날행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스날행 이후 그의 축구 인생에 해보지 못한 쓰라린 경험을 맛보고 있다. 그것은 박주영 개인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스날이라는 화려한 브랜드에 매료돼 과감한 모험을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스날행은 박주영에게 있어서 백설공주의 '달콤한 독사과'같은 위험한 유혹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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