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궈칭제(國慶節) 황금연휴 특수에 전 세계 쇼핑가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중국 당국의 절약시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명품을 싹쓸이했고 이들을 잡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마케팅도 치열했다. 그러나 ‘요우커(游客)’들의 각종 추태 행위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7일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요우커’들이 런던 명품을 싹쓸이하면서 영국 유통업체들이 활짝 웃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런던의 유명 쇼핑센터에 명품 가방, 시계, 구두 등을 사려는 중국인들이 꽉 들어차 마치 상하이(上海)의 쇼핑가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특히 명품을 사는 사람들이 젊은 부유층이어서 더 큰 놀라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영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최근 몇 년 새 급증해 3년 전 10만명에서 지난해 15만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평균 8000파운드(약 1374만원) 정도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몰려드는 ‘큰손’을 잡기 위한 영국 유통업체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런던의 고급백화점 셀프리지는 백화점 대표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꿨다. 중국인들이 노란색을 ‘황제의 색’로 여기며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젊은 중국인 고객을 겨냥해 ‘젊고 활기가 넘치는 백화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이번 궈칭제 연휴기간 중국어 통역을 40명 넘게 고용해 곳곳에 배치했다.
런던의 명품백화점 해롯은 이보다 더 많은 100명이 넘는 중국어 통역을 모집했다. 지난해 이 백화점을 찾은 중국인이 1인당 3500파운드(약 601만원)를 소비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 외에도 ‘신용카드 두 손으로 건네기’ 등 유교식 매너 교육도 따로 실시했다.
데일리메일은 “조식과 중식(中食)이 제공되는 저렴한 호텔에서 묵지만 수천 파운드짜리 명품을 서슴없이 사는 이들이 바로 중국인 관광객들이다”면서 성향을 분석했다.
반면 매너를 지키지 않는 요우커들의 행동은 여전히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 난팡뚜스바오(南方都市報)는 뉴욕 월가의 상징인 황소 조각상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하고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공원 벤치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 사진을 찍는 등 중국 관광객이 궈칭제 기간 온갖 추태를 부렸다고 보도했다
소득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8300만명, 올해는 9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지출한 여행 경비는 지난해 1020억달러, 올해는 1170억달러로 전 세계 여행업계를 먹여살리고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들의 교양 없는 행동에 대한 비난은 개선되기는 커녕 증폭되는 추세다.
한편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로 고속도로 정체가 심화되면서 연휴를 끝내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던 귀성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베이징~상하이, 베이징~톈진(天津), 베이징~하얼빈(哈爾濱) 고속도로가 일부 폐쇄됐고 베이징 인근인 톈진은 시내 12개 고속도로 전 노선의 출입이 봉쇄됐다.
헤럴드경제
[베이징=박영서 특파원]pys@heraldcorp.comㆍ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