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발표
-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0.5% 증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2년 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통화량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소비나 투자를 위해 돈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기 때문. 그런데 통화량이 최근 경기 개선 흐름과는 반대로 움직이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다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료> 한국은행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일정 수준의 이자를 포기하면 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광의통화(M2, 평잔기준)는 전달보다 0.1% 감소한 18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2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1월(-0.4%)이후 처음이다. 1년전과 비교해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동월비로도 2011년 7월(3.2%)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한은 관계자는 “세금 납부를 위해 대기하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기타 금융사에서 일시 여유자금이 줄어든 측면이 크다”며 “일시적인 변동일 뿐 추세적인 흐름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통화량의 변동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한 달치 움직임만 갖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의 주요 주체인 가계나 기업에선 통화량이 늘거나 변동이 없었다. M2통화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전월보다 0.5% 늘어난 1046조857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 전월과 비슷한 491조4712억원을 보였다. 통화량이 감소한 쪽은 기타 금융기관 등이다. 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에선 0.7% 감소했고, 지방자치단체 등 기타 부문에서도 6.5%가 줄었다.
금융 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MMF(머니마켓펀드)가 각각 1.5%, 4.1% 감소하면서 통화량이 줄었다. 특히 MMF의 감소폭이 큰 것은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돈을 뺀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9월 M2가 4% 중반대로 늘어나 전월비로도 통화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국내증권 투자 확대 등으로 해외부문에서의 통화 공급이 늘어나고 가계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 평잔기준)도 0.9% 줄어든 486조원으로 조사됐다. 2011년 11월(-0.1%)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다만 M2에 2년 이상의 장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융기관유동성(Lf, 평잔)은 0.5% 증가한 2560조6000억원을, 광의 유동성(L)은 월말 잔액 기준으로 0.8% 늘어난 3282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