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이용해 유통법인 설립, 매출 280억… 순이익만 22억
체험농장·버섯 재배 교육 등 부가 활동 통해 고소득 올려
경기도 여주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는 이남주(54)씨는 지난해 2억원 정도 수입을 올렸다. 여름에는 영지, 상황버섯을 재배해 판매하고 겨울에도 쉬지 않고 느타리, 노루궁뎅이버섯을 판다. 이씨가 생산하는 버섯은 소비자 직거래, 대형마트, 기업형 수퍼마켓 등 여러 경로로 판매되고 있다. 이씨는 "1979년부터 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농사 외에 체험농장 운영, 버섯 재배 교육 등 여러 가지 부가 활동을 많이 하는 게 고소득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에 사는 농민 신재민(60)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채소 유통법인을 만들어 지난해 2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22억원가량. 신씨는 "농사를 지을 때 얻은 인맥을 기반으로 유통업을 시작했다"며 "같은 농민이다 보니 마음이 통해 많은 물량을 확보하면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씨처럼 연간 소득이 1억원이 넘는 부농(富農)이 전국적으로 1만6722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전 조사 시점인 2009년과 비교할 때 14% 증가한 것이다.
고소득 농민들은 소·돼지 등 축산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 억대 소득 농민 중 46%인 7844명이 축산농이었다. 다음으로 과수(2817명), 채소(2087명), 쌀(1663명), 인삼 등 특용작물(1145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축산업이 발달한 경북(7499명)에 부농이 가장 많았고, 전남(2753명), 전북(1568명) 등의 순이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예전 부농의 기준이 됐던 '천석꾼'은 쌀 1800가마를 수확하는 농민인데, 천석꾼의 소득을 요즘 시세로 환산하면 연 1억5000만원 정도가 된다. 지난해 1억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농민은 6837명이었다. 예전엔 군(郡) 단위에서 1명도 보기 어렵다던 천석꾼이 6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인 수가 줄고 있지만, 부농은 계속 늘고 있다"면서 "농사 외에 유통, 체험농장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