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워싱턴=박영례특파원] 애플 벽을 넘기 쉽지 않았던 것일까. 세계 3대 PC 업체 델의 애플 정복기가 싱겁게 끝날 모양새다.
지난 2009년 말 애플 시대가 곧 끝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델이 애플 안방이자,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델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신흥시장에 더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델이 베뉴(Venue) 시리즈를 끝으로 미국내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고 29일(현지시간) PC월드가 보도했다.
델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베뉴와 베뉴 프로를 끝으로 새로운 라인업을 발표하지 않고있는 상태. 미국내 베뉴 판매 중단은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의미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보다 신흥시장과 마진이 더 높은 제품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변화로 풀이된다는 것.
델은 미국 시장 이외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시장에서는 베뉴와 베뉴프로, 스트릭(Streak)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델 스마트폰 사업 고전, 발 빼나
최대 PC 업체 중 하나인 델은 지난 2009년 중국에 첫 제품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나라에 제품을 선보이는 등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화 했다. 애플 아이폰, 태블릿PC 등장으로 포스트PC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PC에서 모바일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
특히 델은 2010년 8월 애플의 안방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에 스마트폰 에어로(Aero)와 태블릿폰 스트릭 5를 잇달아 선보이며 애플과의 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년뒤 스트릭5에 이어 지난해 스트릭7 판매를 잇달아 중단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미국내 스마트폰 판매 중단으로 델의 미국 스마트폰 진출기는 채 2년도 안돼 끝난 셈이다.
애플은 물론 기존 스마트폰 업체의 벽이 높았던 데다 시장 전략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J 골드 어소 시에이츠 잭 골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여러 실수를 거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전략을 재정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윈도8 OS 태블릿PC에 집중하거나 타 스마트폰을 재판매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델이 스마트폰 등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 사업을 지속할 지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심심찮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 출하량이 PC를 추월하는 등 시장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태. 델의 예상과 달리 애플은 지난해 아이패드 판매로 PC부문에서 단일 업체로는 1위 HP를 제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날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