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영화사가 테러 위협으로 개봉을 취소했던 영화 ‘인터뷰’를 성탄절에 미국 내 독립극장 300여곳에서 상영키로 했다. 25일(현지시간) 개봉을 앞두고 예매 행렬이 이어져 이례적인 매진사태가 발생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인터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마이클 린턴 소니 영화사 공동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터뷰’ 상영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성탄절에 일부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극장과 플랫폼을 통해 가능한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텍사스주 오스틴의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체인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플라자 시어터 체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선레이 시네마 등 300여 곳의 독립영화관에서 성탄절부터 ‘인터뷰’가 상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테러 위협에 개봉을 취소했던 AMC 등 대형 극장 체인은 여전히 상영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상영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적 표현의 권리를 수호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또 영화관 곳곳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져 각지의 개봉관에서 표가 동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소니 영화사에 대한 사이버 테러 대응 차원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던 미국은 실질적 제재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 이를 실행하지 않을 의사를 내비쳤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최선의 대응방안은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추가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