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에어아시아 추락 사고의 유가족.

최근 아시아권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항공사고는 아시아 항공의 급성장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항공사고 5건 중 4건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3월 승객 및 승무원 239명이 타고 있었던 말레이시아항공이 원인불명의 사고로 실종된 사건이며 같은해 7월에는 정부군과 반군간 교전이 한창이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 및 승무원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승객 및 승무원 162명이 탑승하고 있던 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전원 사망한 것까지 합치면 두 사고로만 539명이 사망했다.

지난 4일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타이완 푸싱(复兴)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는 지난해 7월 여객기 착륙사고로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 불과 6개월만의 일이다.

WSJ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같은 대형 항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 항공 전문인력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부문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연간 여객운송량은 매년 60%씩 증가해 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 여객 운송량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때문에 에어버스와 ATR, 보잉, 봄바디어, 엠브라에어 등의 항공기 제작업체들이 지난해 인도한 신형 항공기는 1천543대로 이중 대다수가 아시아 항공사들로 인도됐다.

에어버스, 보잉 측은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20년 안에 추가될 신규노선의 절반이 아시아 지역과 인접한 노선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이다.

문제는 수요는 급증하는데 항공 전문인력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대학에서 비행 전문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조종사 훈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에어아시아와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 인도의 제트 에어웨이 같은 아시아 항공사들은 충분한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보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항공사는 현지에서 조종사를 양성해 투입시켜야 하지만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의 조종사는 5만명에 불과하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향후 20년 내 아시아 지역 항공사에서 필요로 하는 신규 조종사가 21만6천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미국민항비행사협회 존 콕스 전 안전관은 "급속히 성장하는 항공사들이 조종사와 정비요원, 항공운항 관리요원, 승무원 등의 채용을 늘림에 따라 안전기준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 항공사들에게는 이것이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