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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은 어두워도 맛이 월등한 장조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6.01일 17:34

(흑룡강신문=하얼빈)장조림이라면 맛이 하도 좋아 우리 민족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그만치 환영을 받는다는 말이된다.

  장조림은 식솔들이 다 각별히 즐겨먹어 그야말로 '밥도둑'이라 할만하다. 민설에 '물고기는 밥도적'이라고 했는데 장조림은 물고기보다 더 큰 '도적'이다. 장조림은 특별히 감칠맛이 있어 각종 밥, 죽, 떡들과 제법 배필이다. 하기에 여기에 깃든 에피소드들이 수두룩 하다.

  한번은 내가 장조림을 정히 만들어 우리 집 식구들만 먹기 아쉬워 자랑삼아 옆집 한족아줌마에게 한그릇 주었다. 그랬더니 이튿날 그 아줌마는 나를 보고 맛이 대단히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뽑아들고 련신 흔들었다.

  50여년전의 일이다. 당시 나의 남편은 5리 상거한 공사중심학교에 통근하다보니 매일 도시락을 싸가지고 갔다. 그런데 하루는 이런 말을 했다.

  "여보, 도시락에 장조림을 좀 많이 담소. 선생님들에게 개평을 당하고나면 내먹을건 별반 없기때문이오. 그리고 통근하는 선생님들이 점심밥을 데우느라고 매일 도시락을 난로우에 올려놓는데 시금털털한 짠지냄새가 사무실을 징동해 정말 못견딜 지경이라니. 사모님들도 참 한심하지."라고 하면서 얼굴까지 찡그렸다.

  한번은 한족친구가 술을 마시자고 우리 내외를 청했다. 우리가 가보니 음식상에 여러가지 반찬이 올랐는데 장조림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보니 장조림속의 감자들이 그냥 반질반질 했다. 하여 내가 한마디 던졌다.

  "이 장조림은 불합격이야. 감자가 쪼글쪼글 해지도록 끓여야 하는데." 이러자 안주인은 "글쎄 우리 장조림이 당신네것보다 맛이 없더라구."라고 했다.

  지난 마가을에 내가 시장에 나가니 한족 장사군들이 자질구레한 감자를 한근에 3원씩 팔았다. 주먹같이 큰 감자도 고작 1원인데 말이다. 이전같으면 그들이 밭에서 아예 버렸을 이런 감자새끼를 지금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이렇게 고가로 판다. 기실 이 값은 조선족들이 올려놓은것이다.

  나는 장조림 만드는 법을 시어미니에게서 배웠다. 시어머니는 남달리 소고기로만 장조림을 하는것이 아니라 돼지고기도 썼다. 이런걸 본 나는 남편이 늘 사냥을 하기에 노루고기, 꿩고기로도 장조림을 만들었는데 역시 맛이 좋았다. 물론 소고기가 최상이지만.

  옛날에 우리 시가는 살림이 비교적 넉넉했기에 시아버님은 겨울만 되면 친구들과 송아지를 잡곤 했다. 하여 우리는 장조림을 수두룩히 해놓고는 겨우내 먹곤 했다. 물론 봄이나 여름에도 장조림을 해먹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건강했는데 시할아버지는 년세가 희수였지만 매일 벼짚을 추려 새끼를 수십발씩 꼬셨다. 그리고 치아가 생생해 굳은 음식도 잡수셨다. 그런데다 안질이 좋아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대동강'소설책을 보셨다. 이러시다가 82세에 티계하셨는데 시할머니는 그 이듬해 운명하셨다. 그때가 1967년도니 당시로 말하면 대단히 장수한 셈이다.

  나의 장조림 만드는 법은 이러하다. 우선 소고기를 사오는데 우유소와 비육소 고기는 사지 않고 기회를 봐 당지의 부림소 고기를 산다. 그리고 잘 말려두었던 무우줄거리나 고구마줄거리나 민들레 같은걸 따스한 물에 불러놓는다. 고추는 될수록 마른걸 쓰고 감자는 자질구레한거만 쓴다.

  준비가 다되면 소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썬다. 이러면 쪽쪽 째먹을수 있어 더욱 맛갈지다. 물에 불러낸 줄거리는 3cm정도로 썰고 고추는 절반 쪼개 가로 한번 더 썰면 된다. 이런 다음 불이 달린 고압솥에 콩기름을 두는데 콩기름이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면 썬 파를 두고 잠시 굴리다가 고추, 감자, 채소줄거리, 소고기를 넣는다. 그리고는 간장을 일정하게 두는데 물은 장조림거리가 잠기도록 붓는다. 그런다음 고압솥 뚜껑을 닫고 조금 더 센불로 끓인다. 그러다가 솥이 부글부글 끓으면 불을 다소 약하게 한고 몇번 뒤적인다. 그리고는 맛을 보는데 장조림은 반드시 짭짤해야 하기에 싱거우면 간장을 더 둬 간을 맞춘다. 이렇게 끓이다가 물이 기본상 없어지고 감자알이 쪼글쪼글 해지면 장조림이 다 된것이다. 장조림을 하는데는 기타 조미료가 근본 필요 없다. 여기서 알아야 할것은 장조림을 먹을 때는 데워 먹어야 제맛이 난다. /정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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