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부동산 시장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에도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호화주택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중국신문망은 부동산 종합 서비스업체 야하오(亞豪)통계를 인용, 올해 1~5월 기간 3000만위안(약 54억원) 이상의 호화주택 판매량은 162채에 달했다고 보도했다고 이데일리가 전했다. 이는 지난 한해 전체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5000만위안이상 초호화 주택 판매량이 같은 기간 108채로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화 주택뿐만 아니라 중산층이 선호하는 고가 아파트의 판매량도 늘었다. 베이징의 노른자로 불리는 쓰환(四環·베이징 중심으로부터 4번째 동심원 모양의 간선도)에 위치한 아파트 즈천위안(紫辰院)의 경우 올해 5개월간 41채가 팔렸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당 6만위안(약 1081만원)이 넘는다.
중국 부자들이 별장을 구매하는 추세도 늘었다. 신세계부동산의 추궈짜오(邱國兆) 화북지역 부대표는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2000~3000만위안 사이의 별장이 25채가 팔렸다”며 “전체 별장 판매량에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베이징의 호화 주택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는 계절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당국이 부동산 정책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3월 거래세(영업양도세)가 면제되는 일반 주택 보유 기간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다. 또 고급 주택에 대해서는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거래세를 내도록 했다.
인민은행은 같은달 주택 보유자가 추가로 주택 구입시 내야 하는 계약금의 비율을 기존 60%에서 40%로 낮췄고, 대출금 상환자가 재차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계약금 비율은 40%에서 30%로 조정했다.
중국 당국의 부양책 덕에 대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전반적으로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베이징의 기존주택 가격은 8개월간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톈진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급등한 중국 증시에서 차익을 남긴 부호들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더유롄자(德佑연家)의 완자룽(萬佳榮)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중 70%가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빼서 부동산 시장에 투자했다”며 “그들은 하반기 중국 증시의 리스크(위험)가 비교적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