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저녁, 중국 선수들이 무승부로 끝난 경기 결과에 허탈해하고 있다.
중국 축구대표팀이 홍콩과 무승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몰리면서 자국 언론과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저녁, 중국 축구대표팀은 홍콩 몽콕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차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팀은 90분 동안 경기에서 골대를 4번 맞췄는데 후반 31분에는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공을 골키퍼가 걷어냈는데 심판은 이를 무효처리했다.
중국팀은 이같은 지독한 불운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자, 현지 언론은 "중국팀이 탈락 위기에 몰렸다"고 전했다. 1위 카타르(승점 18)와 승점 7점차로 벌어졌으며 2위인 홍콩과도 승점 1점차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8개 조 2위 중 상위 4개팀이 부여받는 진출권을 노려야 하는 실정인데, 내년 3월에 있을 몰디브와 카타르 2연전을 모두 승리하고 다른 조의 순위를 지켜봐야 한다.
이날 무승부 이후 중국축구협회 사이트에는 "감독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는 요구로 게시판이 가득 찼으며 관련 기사에는 "도저히 못봐주겠다", "감독을 탓할게 아니다", "홍콩에 밀려 떨어지는 것은 정말 아니다" 등 비난을 퍼붓는 댓글이 빗발쳤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이번 예선에서 탈락하면 3연속 월드컵 예선 탈락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40개국이 겨루는 2차 예선에서 카타르, 홍콩에 밀려 예선탈락 위기에 놓였다는 것 자체가 사상 최악의 치욕"이라며 "운이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너무 간단한 전술과 조잡한 기술, 웃음밖에 안 나오는 슈팅은 홍콩보다도 뛰어난 점이 없다"며 자국 팀에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언론은 "중국 축구는 메시가 탁구치는 수준", "홍콩과 비긴 것이 의외일 정도냐?" 등 한국 네티즌이 보인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콩 언론은 "운이 따랐던 부분도 있지만 홍콩은 중국보다 뛰어난 경기를 보였다"며 "여전히 최종예선 진출은 불투명하지만 오늘의 경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