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코미디언을 꿈꾸는 인도의 열다섯 살 소년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통 소년이 어째서 관심을 끄느냐고 물었다면, 사연을 본 당신은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인도 북부 펀자브 지방에 사는 라만 라이크바르(15)는 신장이 32인치(약 81cm)에 불과하다. 왜소증을 앓기 때문이다. 그는 또래 아이들보다 최고 2배 정도 키가 차이 난다. 라만은 왜소증 중에서도 희귀한 경우로 알려졌다.
라만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는 작은 키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만의 일상은 늘 행복과 미소로 가득하다.
“제가 작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그게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데 문제 될 게 없어요. 사람들은 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거든요.”
물론 라만에게도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갔을 때다. 그는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았다. 주변 아이들은 라만에게 이상한 별명까지 지어줬다. 대부분 그의 신체조건을 비하하는 단어였다.
라만의 아버지 자간나스는 “딸 다섯을 낳고 아들을 얻었다”며 “처음에는 정말 건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세 살부턴가 조금씩 아들의 성장이 더딘 것을 알아챘다”며 “더 이상 아들의 팔과 다리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의사들을 만난 후에야 아들의 병이 무엇인지 자간나스는 알았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라만을 향한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
집에서는 평화로웠지만 학교에서의 놀림은 그치지 않았다. 결국 라만은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부모님께 “학교 다니기 싫어요”라고 애원했다. 라만의 부모는 그런 아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현재 라만은 동네의 식료품 가게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식료품 가게 점원은 라만 인생의 전화위복이었다. 그를 한번 본 손님들은 라만을 절대로 잊지 않고, 이따금 다시 찾아왔다. 심지어 라만을 보려 먼 곳에서 오는 손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만은 그가 일하는 가게의 새로운 마스코트가 됐다.
라만의 밝은 표정과 농담에 손님들은 자지러졌다. 현재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미소로 뒤집으려는 그의 노력을 사람들은 알아줬다.
식료품 가게 주인은 라만을 칭찬했다. 그는 “오래전 어느날, 길에서 라만을 만났다”며 “처음에 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만이 10대라는 것을 안 식료품 가게 주인은 그에게 좀 더 ‘생산적인 인생’을 선물하고자 점원 채용을 결정했다. 라만은 빠른 이해력과 판단력으로 일등 일꾼이 됐다.
사실 라만의 꿈은 따로 있다. 그는 나중에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
“세계에서 잘 알려진 ‘작은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말에 웃을 때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거든요. 제 능력과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