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승 전 대표는 블로터닷넷과 전화통화로 “로켓인터넷의 올리버와 마크 회장이 그루폰에서 물러나며 나도 함께 나오게 됐다”라며 “시원섭섭하지만, 그루폰 전사적으로 경영진이 바뀌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물러났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로켓인터넷은 그루폰의 주요 대주주 가운데 한 곳으로, 이곳의 올리버 회장은 그루폰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을 겸했다.
그루폰코리아쪽은 “시장이 안착했고 본사가 흑자 전환하면서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로켓인터넷은 그루폰 경영에서 손을 떼지만 주요 주주로 남고, 황희승 전 대표는 로켓인터넷의 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로켓인터넷은 인기 있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해 인큐베이팅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독일에서는 그루폰과 비슷한 ‘시티딜’을 서비스하다 그루폰에 매각했는데 이와 비슷하게 매각했거나 세운 서비스가 30여개가 넘는다. 그중 ‘알란도’, ‘핀스파이어’, ‘윔두’, ‘잔도’는 각자 ‘이베이’, ‘핀터레스트’, ‘에어비앤비’, ‘자포스’ 등과 비슷하다. 이렇게 로켓인터넷은 잘 나가는 서비스를 아프리카나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에 맞게 현지화해 서비스해왔으며, 윤신근, 황희승, 칼 요셉 사일런은 현지화와 법인 설립, 조직 구성 등 인큐베이팅을 담당했다. 그루폰코리아도 그중 한 임무였던 셈이다.
황희승 전 대표는 “그루폰코리아는 세팅 단계가 오래 걸렸다고 보면 된다”라며 “새로운 벤처를 세우는 일을 계속 할 것인가와 그루폰코리아 운영의 두 갈래에서 고민했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 전자를 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루폰코리아의 실적이나 시장점유율에 대한 문제로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루폰코리아는 티켓몬스터나,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보다 한발 늦게 TV광고를 시작했다. 이미 경쟁 업체들이 시장을 확보하고 나서야 대대적인 마케팅과 홍보에 나선 셈인데, 그루폰코리아는 시점에 맞게 한 것이라고 보는 눈치다. 지난해 3월14일 서비스를 시작하고, 국내에서 인지도가 없었고 TV광고가 트래픽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TV광고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였다는 게 그루폰코리아의 설명이다. “황희승 전 대표가 그루폰코리아를 경영하며 안착할 기반을 닦았고,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고 그루폰코리아쪽은 밝혔다.
황희승 전 대표가 떠난 빈자리는 맥 재피로브스키 그루폰인터내셔널 부사장이 임시로 맡는다. 차기 CEO는 한국인으로 임명할 예정이지만, 선임 시기와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 맥 재피로브스키 그루폰코리아 임시 CEO는 1년 남짓 한국에서 그루폰코리아의 영업쪽에 조언을 해온 인물이다. 그루폰코리아는 황희승 전 대표의 사임으로 서비스나 영업 전략 등에 변화는 없을 것이며, 그룸 등 황희승 전 대표가 추진한 사업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황희승 전 대표는 로켓인터넷의 본사가 있는 독일로 가기 전 국내에서 인큐베이팅 조직을 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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