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한 고양이가 죽자 사람들이 똑같은 모형으로 청동 동상을 만들었다. (사진 톰빌리 페이스북) ©AFP=News1
(서울=뉴스1) 이주영 기자 = 터키인들의 고양이 사랑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지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 시민들의 고양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무시 못 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동물을 사랑하는 도시로 유명하다. 길거리를 비롯해 계단, 카페 벤치 등 곳곳에서 고양이와 개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스탄불 거리에는 약 13만마리의 개들과 약 12만5000마리의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많은 고양이와 개들의 영향력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스탄불 고양이들'이란 이름으로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약 7만명, '이스탄불 강아지' 페이지는 약 2만명이 팔로잉을 하고 있다.
특히 이스탄불의 한 거리에서 근심 없어 보이는 특이한 자세를 취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고양이 '톰빌리'의 경우는 지난해 8월 병에 걸려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에도 페이스북에는 여전히 전 세계 네티즌들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톰빌리가 죽자 이스탄불 시민들은 자신들을 기쁘게 해준 톰빌리를 기억하고자 생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청동 동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정치에도 등장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05년 터키 정론지로 평가받는 줌후리예트의 카툰 만화가가 자신을 털 뭉치에 묶여있는 고양이로 묘사하자 그를 고소했다.
또 터키 정부가 2012년 거리를 떠도는 개와 고양이를 외딴 지역에 격리해 위탁하는 법안을 추진하다 동물 운동가들과 애견인들의 거센 항의로 보류했다. 당시 법안 추진 소식에 수천 명이 반대를 위한 거리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영화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터키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제다 토룬 감독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케디'에서 이스탄불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삶을 고양이의 관점에서 다뤄 화제가 됐다.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 ‘!f 이스탄불국제독립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후 지난 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개봉했다.
이스탄불 시민들은 "고양이는 신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다. 고양이가 없다면, 이스탄불은 영혼의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스탄불 길거리의 고양이들 모습. © AFP=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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