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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산업스파이, '30조' 기술 빼돌린 수법이…

[기타] | 발행시간: 2012.06.28일 02:06
삼성·LG와 협력사인 이스라엘 기업의 한국 직원이 스파이

6명 가담 … 중국·대만·홍콩 경쟁사로도 기술 넘어간 듯
이스라엘 검사장비업체 O사(삼성·LG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안모(36) 과장은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제조공장에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아몰레드(AMOLED)’기술을 빼냈다. 안 과장은 검사장비 관리 직원이라 별 어려움 없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다.

자사가 납품한 광학검사장비로 디스플레이 평판의 불량을 점검하는 척하며 검사장비에 내장된 카메라로 회로 사진 15장을 찍었다. 이어 검사장비 뒤쪽의 마우스용 USB포트에 USB를 꽂고 아몰레드 핵심 기술이 담긴 사진들을 옮겨 담았다. 그는 유출한 사진들을 퍼즐처럼 맞춰 온전한 실물 회로도를 복원해냈고 이를 본사에 보고했다.

 그가 유출한 정보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이던 55인치 TV용 아몰레드 기술이었다.

 극비 자료를 취급하는 삼성의 보안도 허술했다. 초보 산업스파이 안 과장은 신용카드 형태의 1만원짜리 USB를 신발 속에 넣거나 벨트 뒤쪽에 스카치 테이프로 붙인 후 검색대를 통과했다. 심지어 USB를 지갑에 넣은 채 통과하다 걸리자 신용카드라고 둘러대고 무사 통과한 적도 있었다.


 삼성 현장 직원들도 안 과장을 의심하지 않았다. 광학검사장비의 해상도를 높여 정밀하게 사진을 찍고 있어도 “일반적인 검사이겠거니”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O사 김모(36) 차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아몰레드(LG 측은 ‘화이트올레드’라고 지칭) 기술을 빼냈다.

 전 세계 아몰레드 시장 규모는 90조원에 달한다. 이 중 삼성과 LG가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유출로 30조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김영종)은 27일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산업기술유출방지 및 보호법 위반 등)로 안 과장과 김 차장 등 O사 직원 3명을 구속하고 중국·대만 지사 등에 자료를 넘긴 김모(43) 부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 의해 빼돌려진 산업기밀이 O사의 거래사인 중국과 대만의 디스플레이 업체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O사 한국 지사가 중국과 대만 지사로 유출 정보를 보낸 후 현지 영업직원들이 거래 확장을 위해 자료를 중국 BOE사 등에 넘긴 단서를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BOE사 외에 중국의 CSOT와 세계 3위 업체인 대만 기미전자(奇美電子), AOU 등에 기술이 넘어간 정황도 잡았다.

유출된 실물 회로도를 입수한 경쟁업체는 복제품을 생산,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검찰은 내다봤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기술 유출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며 “조직적으로 기술 유출을 계획한 이스라엘 본사에 대한 수사도 검토 중이나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안씨 등이 산업기밀을 유출한 건 O사 본사의 마케팅 전략 때문이었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시장의 77%를 점유하고 있는 O사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거래 물량이 줄고 중국시장이 성장하자 중국업체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국의 산업기술 빼내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O사는 수사 초기 “연구용으로 회사 내부에서만 공유하려 했다”고 변명했으나 증거가 속속 나오자 “점검 장비 세계 1위 업체인 우리 회사를 버리면 한국의 디스플레이산업이 망한다”며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 정원엽 기자

◆아몰레드(AMOLED)=디스플레이 평판 뒤쪽의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 기존 LCD보다 1000배 이상 응답 속도가 빠른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기술로 산업발전법에 따라 첨단국가핵심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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