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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몸 부셔서…‘조개가루’의 우수성

[기타] | 발행시간: 2018.01.09일 15:50

철기 시대에 이르러 각종 도구나 연장을 만들 때에는 철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우리 선조들은 각종 도구들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질이 좋고 강한 쇠를 만드는 방법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철에 함유되어 있는 많은 원소들 가운데 황(S)이 철의 수명과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선조들은 황을 제거하기 위해 이온화 경향과 화학적 친화력이 강한 칼슘(Ca)이 많이 함유돼 있는 조개를 사용했다. 대규모 야철지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조개더미가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야철 과정에 많은 량의 조개가 사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철 제련에 탈황제로 조개가루를 사용한 것과 천연 염색에 매염제로 조개가루를 사용한 것이다.

염색에 사용되는 조개가루는 조개껍데기를 1200℃ 이상에서 3~5일 정도 구워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다. 조개껍데기를 고온에서 가열하면 조개껍데기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불순물들이 제거돼 주성분인 칼슘의 순도는 높아지게 된다. 이 고순도 칼슘은 흡수력이 강하고 또 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천연 염색 시 반응성이 좋게 된다.

옹기 굴에서 구워진 꼬막조가비는 항아리채로 꺼낸 후 멍석을 펴고 항아리에 있는 구워진 조가비를 쏟아 고루 펴 놓는다. 그 뒤 물을 살짝 뿌린 다음 재빨리 항아리에 다시 담고 뚜껑을 덮어 둔다. 이 상태로 20분 정도 지나면 높은 열이 나면서 김이 흘러나오는데 이때 비로소 조개가루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도 열과 김이 나지 않는 2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물이 적었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물이 많았을 때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조개가루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쪽 염료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쪽을 채취하여 깨끗한 물에 담아 저장한다. 이렇게 하면 쪽 염료가 빠져나오는데 이 물에 조개가루를 넣고 저으면 조개가루가 쪽 염료를 머금으면서 공기를 배출하게 된다. 이 공기로 인하여 물의 표면에서는 거품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조개가루는 쪽 염료를 머금은 앙금이 되어 물 아래로 가라앉는데 쪽 염료를 머금은 조개가루가 가라앉고 난 뒤 위에 남은 물만 버리면 간단하게 염료를 분리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염료는 다시 염색을 하기 위하여 재물을 첨가한다. 조개가루는 이온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재물과 반응하면서 머금었던 염료를 다시 방출한다.

천연 염색에서 매우 중요한 첨가제로 쓰였던 조개가루는 철 제련에도 사용되었다. 철은 철 속에 황의 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강도와 경도가 떨어지고 부식이 시작되기도 한다. 철이 공업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가급적이면 황의 함량을 낮춰야 하는데 제련 기술이 발달한 요즘도 황은 골치거리이다. 우리 선조들은 조개가루의 성질을 리용해 철 속의 황이 조개가루와 결합하고 있는 산소와 치환(置换)하는 배소반응(Roast reaction)에 의해 철 속의 황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냈다. 이 배소반응은 지금까지도 철 제련에 있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제련 과정이다.

조개가루를 첨가했을 때 쇠물과 조개가루와의 화학 반응으로 인해 탈황작용이 이뤄진다. 황화철은 원자 결합이 완벽한 화합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분리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 조개가루의 탈황률은 정량화되지는 않았지만 연구 결과로 볼 때 현대에 탈황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철(Fe)-규소(Si)-마그네슘(Mg)이나 셀륨(Ce), 희토 금속류 등에 비하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규소-마그네슘과 같은 탈황제는 쇠물에 첨가시 폭발성이 강하여 철의 성분을 정확히 조절하기 어렵고 셀륨이나 희토류 금속 등은 폭발성은 없지만 탈황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조개가루는 폭발성이 없음은 물론 탈황률도 매우 우수하여 지금 사용하고 있는 탈황제의 대체 재료로 응용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실생활과 중공업인 철 제련에 사용된 조개가루는 이 외에도 건축물, 특히 토담벽에 생형강도(green strength)를 부여하기 위해 석회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이 밖에도 약품이나 흡수제 등으로 일부 사용되고 있다.

《전통 속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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