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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7.04일 09:20



김학송

돌은 돌만이 아니다. 따져보면 우주 물질의 본원은

암석의 무한한 화분과 화합의 결과물이다. 최초의 생명도 돌에서 발원하였다. 원시인류도 돌과 ‘친구’하며 돌을 징검다리 삼아 한걸음씩 문명에

다가섰다. 한점 돌 앞에서 나는 늘 무한한 경이와 감동을 느낀다. 수억년 세월의 신비를 소장한 활화석이 아니던가.

수석(夀石)취미도 돌에 대한 경이에서 출발한다.

자고로 문인아사(文人雅士)들이 그토록 경배한 수석은 자연사랑과 선비정신에 바탕을 둔 동양문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대저 수석이란 자연 속의 흔하고 흔한 돌중에서 엄격히

선발된 예술적 기품을 갖춘 자연석을 지칭한다. 수석이 되자면 우선 석질이 좋아야 하고 형태가 빼여나야 하고 색상이 아름다와야 한다. 이 세가지를

모두 겸비한 수석은 귀품(贵品)이 되여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되거나 수석박물관에 모셔져 후손만대에 기쁨을 선물한다.

석질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는 두가지인데 우선

모오스경도(莫氏硬度) 5도 이상의 단단한 돌이여야 한다. 다음으로 수마가 잘되여 돌갗이 윤택이 나고 부드러워야 한다. 돌갗이 거칠면 좋은 접대를

받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이다. 날카롭거나 날 선 석피(石皮)는 시각적으로도 불편하고 촉감도 좋지 않고 자칫 손이 상할 념려가 있어 누구든

거부감을 느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명품인간’이 되자면 우선

마음수마가 잘되여 모 나고 거친 데가 없어야 한다. 마음결이 비단처럼 함함하고 포근하면 가까이 다가가도 찔리거나 상할 념려가 없으니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마음결이 부드럽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승화되고 문화적으로 진화가 잘되였다는 것을 반증한다. 성격이 모 나고 거친 사람은 아무리

벼슬이 높고 돈이 수없이 많아도 우수한 인간의 반렬에 서지 못한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타인을 존중한다. 불리익을

당해도 쉽사리 화를 내지 않고 모든 것을 평화로 감싼다. 아무리 열 받아도 머리뚜껑이 도무지 열리지 않는 건 분노를 억제하는 브레이크가 작동이

잘되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 가서도 행여 타인에게 방해가 될세라 목소리의 톤을 낮출 줄 안다. 이런 사람은 동물적인 야성보다는 인간적인 기질이

훨씬 강하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모든 것에 감사한다. 작은

수입, 소소한 일상, 하찮은 사물한테도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풀 한포기, 해빛 한줄기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 숙인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소박하고 겸손하다. 양보할

줄 알고 한걸음 물러설 줄 알며 허세나 사치와는 멀리하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몸을 낮출 줄 안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의 령혼은 웃는다. 가슴 속에

늘 온화한 바람이 불기에 그의 눈과 입과 얼굴에는 항상 꽃이 핀다. 이런 사람은 그 존재만으로도 눈부신 풍경이 되여 주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방출한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이웃을 사랑한다. 부질없는

욕심이나 욕망에서 해탈되였기에 그의 가슴은 언제나 외부를 향해 정답게 열려있다. 리타적인 삶을 갈망하며 타인을 위한 행실에서 생명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다.

심성이 부드러운 사람은 인격적으로 완성된 가장

아름다운 인류의 꽃이다.

심성의 부드러움은 인간의 품질과 무게를 가늠하는 가장

명확한 저울이다.

마음이 부드럽게 수마되자면 문화의 ‘물씻김’을 자주

받아야 한다.

자기를 낮추는 훈련, 오기나 독기를 버리는 연습,

타인을 배려하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점차 거칠고 모가 난데가 사라지게 된다.

저 수석을 보라, 얼마나 조용하고 겸손한가? 우주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성자(圣者)이지만 늘 침묵하며 자신의 몸을 그늘 속에 숨긴다. 소리 높은 물결에게 자리를 양도하고 제 무게 하나로 억년을

버틴다. 그러다가 그 누군가와 인연이 닿으면 어줍게 웃으며 흔연히 그의 ‘친구’가 되여준다.

그래서 나는 석광(石狂)이가 되였다. 돌은 나의

영원한 스승인 까닭이다. 때론 석질 좋고 수마가 잘된 수석들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대의 령혼은 안녕하신가”

라고.

길림신문/

김학송(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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