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난징(南京) 대학살 사실을 부정한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장의 망언에 분노한 중국이 일본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중국 충칭(重慶)의 한 여행사는 23일부터 일본 여행단 모집과 비자발급 수속을 중단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미 돈을 낸 고객에게는 여행비용을 환불해줬다. 이 여행사는 일본 대신 태국 등 다른 나라로 관광 코스를 바꾸기로 했다.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의 한 여행사는 모든 일본 관광에서 나고야 일정을 빼기로 했으며 상하이(上海)의 한 여행사는 고객들에게 나고야 관광을 가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3일 평론에서 "침략의 역사를 부인한 일본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4일 "모든 외교적 자원을 동원해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시장을 제재하고 나고야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은 "나고야와의 경제협력을 줄여야 한다. 일본에 가는 모든 중국 여행객은 나고야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인터넷에 가와무라 시장의 망언을 규탄하는 수천 개의 글이 올라왔고 베이징(北京)에서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나고야가 속한 아이치(愛知) 현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난징이 속한 장쑤(江蘇) 성에는 100개 이상의 아이치 현 기업이 진출해 있다.
가와무라 시장은 20일 나고야 시청을 방문한 난징 시 류즈웨이(劉志偉) 서기에게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행위와 관련해 "통상적인 전투가 있었지만 난징(대학살) 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23일에도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 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도 24일 기자들에게 "가와무라 시장이 말한 것이 옳으며 나는 그를 옹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난징 학살과 관련해 "일본군이 짧은 기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