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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맨유에 없어 아쉬워? 그럴 필요 없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9.03일 09:47
2012시즌 유럽축구 무대를 누비는 '한국인 유럽파'들의 공통된 화두는 '용 꼬리보다 뱀 머리'다.

올 시즌 많은 해외파 축구 스타들의 활발한 자리 이동이 두드러졌다. 한국인 유럽파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박지성(맨유→QPR)을 필두로 기성용(셀틱→스완지시티), 차두리(셀틱→뒤셀도르프),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카디프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연장) 등 많은 선수들이 새로운 둥지를 찾아 이적했다.

눈에 띄는 것은 올 시즌 한국인 해외파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이전 소속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성이 낮은 팀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한국인 유럽파들의 소속팀을 보면 대부분 리그 내 위상이 그리 높지 않은 중하위권의 약체팀들이 많다. 박지성의 새 소속팀 QPR이나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구자철의 아우크스부르크 등은 모두 우승과는 거리가 멀고, 현실적으로 1부리그 잔류가 우선인 팀들이다. 차두리의 뒤셀도르프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로 갓 승격된 팀이고, 김보경의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 2부 리그(챔피언십) 소속이다.

때문에 이번 시즌에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거나, 챔피언스리그 같은 국제 클럽 대항전에 나서는 장면은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한국인 선수들이 유럽 빅클럽에서 당당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울 법하다.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며 올 시즌 맨유에 입단해 '박지성의 자리'를 꿰찬 카가와 신지나 인터밀란에서 활약 중인 나카토모 등 빅클럽 진출이 활발한 일본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상대적인 부러움과 경쟁심을 느끼는 팬들도 적지 않을 것.

박지성·박주영에게 중요한 건 바로 '실리'

▲ 박지성이 7년 동안 활약했던 맨유를 떠나 약체인 QPR을 가장 큰 선택한 이유는 출전 시간 때문이었다.

ⓒ 이영현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국인 유럽파들의 선택이 점차 명예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박지성이 7년 동안 활약했던 맨유를 떠나 약체인 QPR을 가장 큰 선택한 이유는 출전 시간 때문이었다. 리그 최고의 팀인 맨유에 있으면 우승컵을 거머쥘 기회는 많겠지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는 없었다.

박지성도 그간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공공연히 드러냈으나 지난해 주전 경쟁에 밀리며 출전 횟수가 줄어들자 결국 새 진로를 택했다. '맨유의 조연'에서 벗어나며 QPR에서는 주연이자 리더라는 새 역할이 주어졌다. 세계 최고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동양인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찬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었다. 그만큼 박지성의 위상이 어느 정도 인지를 입증해주는 장면이다.

아스날의 박주영도 최근 악몽 같았던 런던 생활을 벗어나 스페인 셀타비고에 입성했다. 아스날은 비록 2005년 이후 무관에 그치고 있지만,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4강 안에 들며 챔피언스리그에도 꾸준히 출전하는 빅클럽이다. 그러나 정작 박주영은 아스날 입단 이후 리그 출전 한 경기에 그치며 올 시즌, 등번호까지 빼앗겼다. 아예 전력에서 배제됐던 것. 아무리 명문 구단의 이름값이라고 해도, 정작 선수가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하나를 얻으면 반대급부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 항상 이기는 데 익숙했던 맨유와 달리, QPR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연한 약체팀이다. 박지성은 QPR 주장 완장을 차고 개막전부터 세 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했지만, 팀은 1무 2패에 그치며 초반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구자철의 아우크스부르크도 초반 연패에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팀 전체를 좌우하는 임무 받은 한국인 선수들

팀의 승패 여부에 따라 한국인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책임의 무게도 달라졌다. 박지성은 맨유에서는 자기에게 맡겨진 전술적 역할만 소화해내면 됐지만, 이제는 팀의 리더이자 에이스로서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다른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는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지난해 아우크스부르크의 강등을 막아내며 재조명받았다. 올 시즌 임대를 연장해 아우크스부르크에 남은 구자철은 팀의 에이스가 됐다.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허비해야 했던 이청용은 올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된 볼턴에 잔류했다. 유럽 진출 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챔피언십에서 뛰어야 하지만, 이청용의 팀 내 위상은 여전히 견고하다.

한편, 기성용이 최근 데뷔전을 치른 스완지시티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내기 기성용을 영입하기 위해 팀 역대 최고의 이적료를 쏟아붓는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기성용의 가치를 인정하고, 팀의 에이스로 키우겠다는 구단 특의 야심을 읽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이전의 유럽 진출 1세대와는 또 다르게 고무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해외진출 붐이 일기 시작한 2002 한일월드컵 당시만 해도 한국인 선수들의 위상은 '유럽 진출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PSV나 맨유·토트넘·셀틱 같은 유럽 명문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팬들에게 큰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선수들이 유럽 축구의 한복판에서 당당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화려한 빅클럽의 이름값을 포기한 대신, 한국인 선수들은 단순히 팀의 일원을 넘어 '중심'으로 자리 잡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소속팀이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팀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한국인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책임감도 달라질 것이다. 리더이자 에이스로서의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대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에게 주어진 화두가 됐다.

오마이뉴스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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