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황기순

1980~90년대 우리나라 계그계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개그맨 황기순(59)이 방송에 출연해 과거 전재산을 날리고 필리핀에서 노숙했던 사연을 공개한다.

황기순은 9월 10일(일) 오후 7시 50분 TV조선에서 방송될 예정인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원정도박 사건과 더불어 한국으로 귀국한 이후 생활 등 근황을 전할 예정이다.

1963년 12월 7일 대전에서 태어난 황기순은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기를 배우기 위해 동신대학교(다중매체연기영상학)에 진학한다.

황기순은 스무살이 되던 해인 1982년 MBC 개그 콘테스트 2기에 참가하는데 그는 이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개그맨으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특히 황기순은 개그맨 데뷔 이후 80년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손꼽혔던 MBC '청춘행진곡'에서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그의 인기는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그는 1982년 ‘제2회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금상을, 1988년 ‘MBC 연기대상’에서 코미디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1980~90년대 우리나라 계그계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도박'이었다. 도박에 중독된 황기순은 당시 수 억원을 잃었다고 한다. 그는 이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가 나이트클럽을 열었으나 사기를 당하게 되면서 2억원의 빚을 지게 된다.

그는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도박에 빠졌고, 1990년대 후반 필리핀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필리핀 원정도박 사건은 당시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필리핀 원정도박 사건 이후 파산에 이혼까지 당한 황기순은 이 시기 필리핀에서 노숙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죽지만 말고 살아야 한다" 노숙 생활 마치고 귀국

사진 출처: '스타다큐 마이웨이'

당시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건 선배 개그맨 김정렬이었다. 여기다 선배 개그맨인 주병진, 이봉원 등도 그의 재기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그가 필리핀에서 노숙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어머니의 한 마디였다고 한다. 당시 황기순의 어머니는 그에게 “죽지만 말고 살아야 한다”며 삶의 의지를 다독였다.

황기순은 고된 필리핀 노숙 생활을 뒤로 하고 정부의 해외 도박사범 사면 조치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귀국 후 달라진 삶을 살았다. 다시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또 본인 명의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칼국수, 돈가스 등)도 개업했다.

사업은 번창했고 재기에도 성공한 황기순은 지난 2005년 재혼하면서 현재까지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한때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도박중독자들을 돕기 위해 도박 중독 치료 강연에 나서는 등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메인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특히 속죄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시작한 황기순은 휠체어 52대를 복지시설에 기증하는 등 자신이 받았던 관심과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귀감을 사고 있다.

황기순 마이웨이 편은 9월 10일(일) 오후 7시 50분 TV조선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